[OSEN=이상학 객원기자]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다. MVP 2회 경력에 빛나는 브라이스 하퍼(34·필라델피아 필리스)가 ’Not Elite’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었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운영사장의 발언이 발단이다.
지난해 10월 시즌 종료 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하퍼의 하락세가 시작됐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대답이 너무 솔직했다. “하퍼는 여전히 우수한 선수다. 올스타 선수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과거처럼 엘리트 시즌을 보내진 못했다. 그가 다시 엘리트 선수가 될지, 아니면 그냥 좋은 선수로 남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하퍼의 성적은 132경기 타율 2할6푼1리(501타수 131안타) 27홈런 75타점 출루율 .357 장타율 .487 OPS .844 bWAR 3.1로 이름값에 비해 아쉬었다. 6월에 손목 부상으로 3주를 결장했고, 7월에 복귀 후 활약했으나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4경기 타율 2할(15타수 3안타) 무홈런 무타점 OPS .600으로 힘을 못 썼다.
![[사진]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30/202512301631777244_6957c464a897b.jpg)
30대 중반 나이를 감안하면 에이징 커브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시즌. 이런 우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구단의 수장인 야구운영사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물론 돔브로스키 사장은 “리그를 둘러보면 프레디 프리먼(다저스)도 있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이고, 지금도 좋은 선수이지만 예전처럼 엘리트인가? 아마 그 정도 수준은 아닐 것이다. 프리먼은 대단한 선수이고, 내게 하퍼도 그런 선수”라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최정상급 위치에서 내려오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브 돔브로스키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30/202512301631777244_6957c46886987.jpg)
그래도 선을 넘은 발언이었다. 그 다음 발언은 또 이렇다. “하퍼가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나도 정말 모르겠다. 하퍼 스스로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가 올해 성적을 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나쁜 시즌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퍼를 떠올리면 엘리트, 메이저리그 톱10 선수 중 한 명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2025년은 그 범주에 어울리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하퍼의 트레이드설이 나왔다. 2019년 필라델피아와 13년 3억3000만 달러에 FA 계약한 하퍼는 계약의 절반 지점을 지났다. 2022년 내셔널리그(NL) MVP를 차지하는 등 필라델피아에서 7시즌 통산 bWAR 26.3으로 워싱턴 내셔널스 7년간 쌓은 bWAR(27.7)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FA 모범생으로 평가되지만 계약 후반을 생각하면 지금이 하퍼를 트레이드할 적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돔브로스키 사장은 트레이드설을 부인했다.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 우리는 하퍼를 사랑한다. 그는 훌륭한 선수이고, 우리 팀에 매우 중요한 존재다. 그가 더 나은 시즌을 보낼 거라고 기대한다”며 진화했지만 하퍼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뒤였다.
![[사진]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30/202512301631777244_6957c46958b6e.jpg)
하퍼는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에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온다. 워싱턴 시절에도 트레이드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었는데 정말 싫었다. 불편한 기분이다”며 “팀에 대한 나의 기여도를 의심받는 게 실망스럽다. 필라델피아를 정말 사랑하는 만큼 상처를 받았다. 포지션을 바꾸는 것부터 부상에서 조기 복귀하는 것까지, 팀을 위해 완전히 헌신했는데 트레이드 얘기가 나온다”고 불쾌해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돔브로스키 사장의 실언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모습이다.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타격 연습 영상에서 ‘Not Elite’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돔브로스키 사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하퍼의 부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퍼는 13년짜리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옵트 아웃을 넣지 않았다. 필라델피아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그는 “팬들에게 필라델피아가 내 집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처음부터 여기에 남겠다고 말했다. 다른 조언이 있었지만 옵트 아웃을 넣지 않았다”고 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필라델피아와 계약은 6년이나 더 남아있다. 하퍼가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2026년 다시 엘리트임을 증명해야 한다. /waw@osen.co.kr
![[사진]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30/202512301631777244_6957c46a0e74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