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준 활용법 재창조' 셀틱 낭시 감독, 33일 만에 경질...마틴 오닐 임시 사령탑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1.06 09: 38

셀틱 FC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프랑스 출신 윌프리드 낭시 감독은 단 33일 만에 경질됐다. 성적, 내용, 분위기 어느 하나도 버티지 못했다.
셀틱은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낭시 감독과 계약을 즉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동시에 과거 팀을 이끌었던 마틴 오닐 감독을 올 시즌 종료까지 임시 사령탑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오닐 감독은 지난해 10월 브렌던 로저스 감독 사임 이후 한 차례 임시로 팀을 맡은 바 있으며, 낭시 감독 경질로 다시 호출을 받았다. 그는 숀 말로니, 마크 포더링엄의 보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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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시 감독은 지난해 12월 4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콜럼버스 크루에서 합류하며 2년 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공식전 8경기에서 2승 6패. 셀틱 역사상 최단 기간 재임한 정식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1999~2000시즌 존 반스 감독의 8개월 재임 기록보다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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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타는 올드펌 더비였다. 셀틱은 지난 3일 홈에서 열린 레인저스 FC와의 맞대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이 패배 이후 팬들은 파크헤드 외부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구단 내부 압박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셀틱은 현재 리그 12승 2무 6패(승점 38)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최다 우승(55회)에 빛나는 구단의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위치다.
경기력 붕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낭시 감독은 부임 후 처음 두 경기부터 패배했고, 세인트 미렌과의 리그컵 결승전 1-3 패배, 던디 유나이티드 원정 1-2 패배까지 겹쳤다. 이는 전설적인 조크 스타인 감독 시절인 1978년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4연패였다. 애버딘, 리빙스톤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마더웰 원정 완패와 레인저스전 후반 붕괴로 모든 흐름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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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스포츠'의 크리스 서튼은 이번 경질을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벵 아모림 사례를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한 것과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낭시는 3-4-3으로의 스타일 변화에 집착했고,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실점과 패배가 쌓인 것은 '가미카제'에 가까운 운영이었다"라며 "리그 우승이 걸린 상황에서 셀틱이 빠르게 결단을 내린 것은 옳은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는 낭시 한 명이 아니라, 구단 구조와 스쿼드 전반에 더 깊게 깔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변화는 한국인 선수 양현준에게도 변수다. 낭시 감독 체제에서 오른쪽 윙어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포지션을 바꾼 양현준은 리그 6경기 연속 선발로 중용받았다. 레인저스전에서는 수비수 네 명을 제치고 득점하며 시즌 2호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 교체와 함께 전술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의 활용 방식 역시 다시 흔들릴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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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은 다시 마틴 오닐 체제로 시즌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단기 처방은 성공 경험이 있는 얼굴의 귀환이지만, 낭시의 33일은 셀틱이 안고 있는 문제의 깊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시간이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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