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3-4-3..."시작부터 맞지 않았다" 영국서 나온 평가, 아모림의 3-4-3, 맨유 실패의 근원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1.06 11: 42

결과론적일지 모르겠지만, 영국 현지에서 "아모림의 3-4-3은 시작부터 불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디 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아모림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재임 14개월을 전술적 관점에서 되짚었다.
맨유는 아모림 체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었고, 아스날을 상대로 FA컵에서 10명이 싸운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유로파리그 8강 리옹전에서는 연장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넣으며 5-4 대역전극을 연출했고, 안필드에서는 해리 매과이어의 극장골로 승리를 챙기기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제는 이런 장면들이 대부분 아모림의 축구 '덕분'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왔다는 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전은 예외였다. 아모림은 아마드 디알로를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비정형적 역할을 부여했고, 이는 맨시티가 끝내 대응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경기들은 대부분 아모림이 자신의 기본 구상을 접고, 즉흥적인 선택으로 버텨낸 결과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아모림이 맨유에서 고수한 기본 틀은 3-4-3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이 정도로 하나의 시스템에 집착한 감독은 드물다"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 스쿼드가 3-4-3에 익숙하지도, 적합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도 맞지 않았고, 경기장에서는 더 어색해 보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같은 시스템 안에서 선수들을 서로 다른 위치에 반복적으로 배치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인사이드 포워드도, 수비형 미드필더도 아닌 8번 혹은 10번에 가까운 선수다.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와이드 센터백이나 윙백보다는 전통적인 풀백에 가깝다. 아마드는 오른쪽 윙백과 왼쪽 인사이드 포워드를 오갔지만, 본래 오른쪽 윙어다. 코비 마이누는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 한때는 최전방까지 경험했다. 백쓰리에 가장 어울려 보였던 선수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였지만, 그는 부상으로 재임 기간 대부분을 놓쳤다.
다재다능함은 장점이지만, 디 애슬레틱은 "이 경우는 '네모난 말뚝을 둥근 구멍에 끼워 넣는' 운영"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맨유는 조직적으로 산만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예측 가능했다. 상대는 맨유가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고, 그에 맞춰 쉽게 끌어내며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같은 3-4-3을 더 매끄럽게 활용한 울버햄튼(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나 크리스털 팰리스(올리버 글라스너 감독)를 상대로 고전한 장면은 뼈아팠다"라고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발과 교체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 이어졌다. 미드필드 파워가 강점인 뉴캐슬을 상대로 카세미루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라는 가장 느린 조합을 동시에 기용했고, 맨유는 중원에서 완전히 밀리며 0-2로 패했다. 에버튼전에서는 전반 13분 상대가 퇴장당했음에도 교체 카드 활용이 지나치게 늦었고, 결국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번 시즌 박싱데이 뉴캐슬전 1-0 승리에서도 교체는 기묘했다. 상대 압박을 버틸 해법보다는, 가능한 한 가장 어린 선수들로 경기를 마치려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그것을 감독의 운영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여파로 일부 선수가 이탈하면서 3-4-3에서 벗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때로는 백쓰리에서 형태만 달라졌고, 때로는 백포였으며, 어떤 경기에서는 시스템 자체가 모호했다. 1년 내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던 이들이 막상 변화를 시도하자 비판하는 것이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3-4-3은 아모림에게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정체성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 애슬레틱은 이를 2011-2012시즌 첼시의 안드레 빌라스-보아스와 비교했다. 수비진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고집하다가 결국 타협했고, 그 순간 권위와 방향성을 동시에 잃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아모림이 더 일찍 3-4-3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면 어땠을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에 패하기 전, 그 이전에 변화가 있었다면 맨유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수비 안정감은 분명 이전보다 나아졌고, 브라이언 음뵈모와 마테우스 쿠냐 영입 이후 공격력도 개선됐다. 프리미어리그 전체가 세트피스와 피지컬 중심으로 흐르며 유려함이 줄어든 특수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럼에도 매주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은 없었다. 디 애슬레틱은 아모림의 맨유를 설명하는 장면으로, 카라바오컵에서 그림스비 타운에 승부차기로 패한 뒤 그가 벤치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페널티킥을 보지 않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당시 아모림은 "우리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