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순간이었다." 리암 로세니어(42)의 첼시 부임을 두고, 구단 역사 속 한 장면을 직접 걸어온 인물이 이렇게 말했다.
영국 'BBC'는 7일(한국시간) 첼시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리암 로세니어를 둘러싼 의미와 반향을 조명했다. 로세니어는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뒤를 이어 첼시 지휘봉을 잡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곧장 런던으로 향했다.
이 소식을 가장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인물 중 하나는 폴 캐노빌이었다. 그는 1982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교체 투입되며 첼시 역사상 첫 흑인 선수로 데뷔한 인물이다. 캐노빌은 "리암 로세니어는 축구를 깊이 이해하는 훌륭한 지도자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실력을 먼저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첼시 최초의 흑인 선수로서, 이 순간이 나를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07/202601070723776373_695d8f20242f7.jpg)
로세니어의 선임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34년 동안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끈 흑인 지도자는 단 12명에 불과하다. 캐노빌은 "리암은 이 지역에서 자라고 뛰었다. 이 공동체를 안다"라며 "아이들이 자신과 닮은 사람, 같은 동네 출신의 인물이 클럽을 이끄는 모습을 본다는 건 엄청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건 첼시만의 일이 아니라 런던, 그리고 큰 꿈을 꾸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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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프리미어리그 선수의 43%가 흑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1부리그 20개 구단 중 이사회 및 고위 경영진에서 소수 인종 비율은 3% 남짓에 불과하다. 지도자 영역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킥 잇 아웃(Kick It Out)의 분석에 따르면, 시니어 코칭 스태프에서 유색인종 비율은 2% 수준이다.
킥 잇 아웃의 최고경영자 사무엘 오카포르는 "로세니어의 선임은 분명 장벽을 허문 사례"라며 "재능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기회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로세니어는 동시에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있는 네 명의 잉글랜드 국적 정식 감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션 다이치, 에디 하우, 스콧 파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자국 감독 비율이 가장 낮은 리그라는 점에서 또 다른 상징성도 따라붙는다.
첼시 임시 감독을 맡았던 칼럼 맥팔레인은 "잉글랜드 아카데미 출신의 젊은 지도자라면 누구든 리암을 응원할 것"이라며 "그의 부임은 영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로세니어의 배경 역시 주목받는다. 그의 아버지 르로이 로세니어는 풀럼, 웨스트햄, QPR 등에서 뛰었고, 차별에 맞선 공로로 대영제국훈장(MBE)을 받은 인물이다. 리암 로세니어 역시 선수 은퇴 후 '가디언' 칼럼을 통해 지도자 세계의 인종적 불균형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는 "능력과 피부색은 무관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이 오해를 낳는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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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에서 지도했던 공격수 에마뉘엘 에메가는 '다루기 어려운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로세니어는 "그를 이해하는 게 먼저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에메가는 오는 여름 첼시 합류가 유력한 자원이다.
로세니어는 이미 헐 시티와 스트라스부르를 거치며 지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웨인 루니는 최근 "내가 함께 일한 감독 중 최고 수준"이라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로세니어는 스트라스부르와 작별 인사를 마친 뒤, 첼시와 6년 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흑인 감독 루드 굴리트, 최초의 흑인 주장 폴 엘리엇을 배출한 구단이다. 엘리엇은 "리암은 21세기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무엇보다 그는 실력으로 이 자리에 섰다. 재능으로, 능력으로"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