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구 대표팀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첫 경기부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대만은 지난 5일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2013년 8강 진출 이후 2개 대회(2017년, 2023년)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한 대만은 2024년 프리미어12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 일본, 호주, 체코와 함께 C조에 편성돼 유력한 8강 진출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았지만 첫 경기부터 뼈 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대만은 이날 에이스 쉬뤄시(소프트뱅크)가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마운드도 쉬뤄시가 교체되자마자 실점을 허용하며 첫 경기부터 허무하게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쉬뤄시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3년 총액 15억엔(약 141억원)에 계약한 특급 에이스다. 대만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선발투수인 쉬뤄시가 투구수 53구를 던져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 등판하지 못하는 것이 확정됐음에도 제한 투구수인 65구를 채우지 않고 교체한 것 때문에 이날 경기 패배에서 더 큰 아쉬움이 남았다.
대만 쩡하오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책임은 나에게 있다. 쉬뤄시의 상태와 이닝별로 타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교체를 결정했다. 타순이 두 바퀴째 들어갔고 구속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회를 마치고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쉬뤄시를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만은 타선에서도 대형 악재가 터졌다. 2024 프리미어12에서 대만의 우승을 이끌며 MVP를 수상한 천제셴이 6회 잭 오로플린의 시속 93.6마일(150.6km) 포심에 왼손 검지를 맞아 교체됐는데 결국 골절 부상이 확인된 것이다.
천제셴은 골절 부상이 확인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누구나 대표팀의 승패라는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다. 돌발 상황은 피할 수 없다. 서로를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며 팬들에게 자신을 맞춘 투수를 지나치게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천제셴이 사태를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대만 대표팀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도 조 1위로 8강에 오르는 것이 유력한 가운데 2위 경쟁 팀 중 하나인 호주에게 패한 것이 너무나 뼈아픈 결과이기 때문이다. 대만은 이제 6일 열리는 일본전 승리는 물론 8일 한국전도 반드시 승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에이스를 쓸 수 없고 간판타자가 부상으로 인해 이탈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과제다.
13년 만에 8강 진출을 꿈꿨던 대만 대표팀이 이대로 WBC에서 또 한 번 고배를 마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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