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8승을 거둔 커리어를 믿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상황에 기용했다. 하지만 한국의 전략은 실패했고 한국이 믿었던 투수, 혼혈 선수 데인 더닝은 믿음을 배신했다. 과연 더닝은 명예회복의 기회가 있을까.
한국은 지난 8일 WBC 1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에서 5-6으로 연장 끝에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2패로 조별라운드 순위 4위로 떨어졌다. 이제 9일 호주전 승리 뿐만 아니라 5점차 이상, 2실점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한 채 승리를 거둬야 8강 마이애미행 전세기를 탈 수 있다.
한국의 대만전 마운드 전략은 가장 강한 선발 투수 3명을 대만전에 ‘올인’ 하는 전략이었다. 베테랑 류현진이 선봉에 서고 강속구 에이스 곽빈이 중간 징검다리를, 그리고 메이저리그 136경기(102선발) 28승 32패 평균자책점 4.44 경력의 데인 더닝이 마지막을 책임지는 것이 전략이었다.



류현진과 곽빈 모두 홈런을 허용했지만 모두 1점 짜리 홈런이었고, 자신의 역할을 모두 완수했다. 류현진이 3이닝 1실점, 곽빈이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더닝 역시도 마운드에 올라왔던 순간 만큼은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4회부터 6회까지 홈런을 제외하면 위기조차 없었던 곽빈은 4번째 이닝이던 7회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더닝을 긴급 호출했고 더닝은 라일 린을 3루수 병살타로 솎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3-2의 승기를 굳혀가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더닝은 8회 올라오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대만에 한 방을 허용했다. 8회 선두타자 장쿤위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가 됐다. 천천웨이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아웃. 하지만 대만의 혼혈 선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한국은 3-4로 다시 패색이 짙어졌고 분위기도 넘어갔다. 8회말 김도영의 동점 적시 2루타로 4-4 균형을 맞췄지만 결국 연장 끝에 패했다. 더닝이 내준 홈런이 결국 아쉬움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국은 8강을 위해서는 총력을 다해 호주의 타선을 2점 이하로 막아내야 한다. 호주는 현재 3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 일본 다음으로 가장 균형잡힌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투타 모두 탄탄하다. 3경기에서 단 5실점 했고 11득점을 올렸다. 전날 일본을 상대로도 선취점을 뽑았고 역전을 당한 뒤에도 끝까지 추격하는 뒷심까지 보여줬다.
현재 한국의 상황으로는 호주 타선의 한 방에 무너지고 2실점 이상을 기록할 확률이 더 높아보인다. 그래도 일단 한국 마운드는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대만전 3이닝 50개를 던진 류현진, 3이닝 47개를 던진 곽빈, 그리고 7일 일본전 8일 대만전 이틀 연투를 한 고우석은 호주전에 나설 수 없다.

투수 15명 중 선발 손주영 포함해 12명이 호주전에 나설 수 있다. 더닝도 포함된다. 더닝은 대만전을 1⅔이닝을 15개로 끊었다. 규정상 다시 한 번 나설 수 있다. 현재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이고, 총력을 다해 호주의 타선을 막아내야 한다. 과연 더닝에게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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