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KBO리그 레전드들이 오랜만에 만났다. 한때 라이벌이었지만, 지금은 잠실 시절의 기억을 공유하는 추억의 스타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레전드 박용택과 두산 베어스 레전드 김재호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퓨처스 올스타전 무대에서 만났다. 박용택과 김재호 모두 시구자로 나섰다. 박용택과 짝을 이룬 시타자는 LG 박해민, 두산 시타자는 정수빈이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인사를 나눈 박용택과 김재호는 시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옛 기억을 떠올렸다.

박용택은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 '이곳이 정말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즌이 끝날수록 그 감정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퓨처스 올스타전 시구를 맡게 된 것 자체가 영광이다. 더 많은 팬들과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찾아와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재호 역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잠실에서 21시즌을 뛰었지만 아직은 마지막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예전 동대문야구장이 사라졌을 때도 없어지고 나서야 허전함이 크게 느껴졌다. 잠실구장도 철거되는 모습을 보면 그때 정말 마음이 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잠실구장은 철거되고, LG와 두산은 임시 홈구장을 거쳐 2032년 새 돔구장 시대를 맞는다.

마지막인만큼 박용택과 김재호 모두 현역 시절을 되돌아봤다. 먼저 박용택은 “재호한테 개인적으로 원망스러웠던 건 크게 없다. 다만 내가 뛰던 시절에는 특히 두산에 많이 약했던 기억이 있다. 하필이면 제가 주장일 때 그런 시즌을 겪었다”며 회상했다.
이어 박용택은 “두산과 경기할 때는 항상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팬들의 관심도도 훨씬 높았다. 그래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꼭 이겼어야 할 경기를 많이 놓쳤던 아픈 기억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호는 “LG와 경기하면 항상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 중심에는 늘 용택이 형이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을 해주거나, 찬스를 만들어내는 선수였다”며 “당시에는 'LG는 용택이 형만 막으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존재감이 큰 선수였다”고 잠실에서 뛰던 시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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