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국 체제의 첫 월드컵이 끝난 지 하루 만에 64개국 확대론이 다시 등장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의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회장은 2030년 월드컵을 역대 최대인 64개국 체제로 치르자고 공개 요구했다. 성사되면 2026 북중미 대회에서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본선 규모가 불과 4년 만에 다시 16개국 확대된다.
로이터는 21일(한국시간) 도밍게스 회장이 월드컵 100주년을 64개국과 함께 기념하자는 주장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놨다고 보도했다. FIFA가 채택한 안이 아니라 남미 축구 수장의 제안이며, FIFA는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2030년 대회는 개최 방식부터 전례가 없다. 본 대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한다. 여기에 1930년 첫 월드컵 개최지였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100주년 기념 개막 경기를 나눠 치른다.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세 대륙의 6개 나라가 한 대회를 맡는다.

도밍게스 회장은 “다음 대회는 우리 집에서 열린다”며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를 앞세웠다. 첫 대회가 열린 남미에서 더 많은 나라를 불러 100주년을 기념하자는 논리다. 남미 세 나라가 전체 대회의 주 개최국은 아니지만 역사적 상징을 확대안의 명분으로 꺼냈다.
64개국은 단순히 16개 팀이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다. 48개국보다 본선 참가국이 3분의 1 더 많아진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방식, 전체 경기 수, 선수 휴식과 이동 거리까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미 6개국에 걸친 장거리 대회여서 일정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는 본선 문이 더 넓어질 여지가 생긴다. 2026년 대회부터 아시아 몫은 본선 직행 8장과 대륙간 플레이오프 1장으로 늘었다. 64개국 안이 통과되면 추가 출전권 배분이 불가피하지만 대륙별 몫은 아직 논의된 적이 없다.
본선 진출이 쉬워진다고 경쟁력이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확대된 48개국 체제에서 체코를 꺾고도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32강 진출권이 늘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1을 얻지 못해 기회를 놓쳤다.
아시아 내부의 격차도 확인됐다. 일본은 토너먼트에 올랐고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더 많은 출전권은 월드컵 경험을 넓힐 수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팀에는 본선 수만 늘어날 뿐이다. 한국에는 진출 가능성 확대와 본선 경쟁력 검증이 동시에 따라붙는다.

월드컵 확대는 흥행과 피로 사이에서 늘 논란을 낳았다. 더 많은 국가와 시장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반면 대회 기간과 이동, 선수 혹사 문제가 커진다. 2026년 대회가 48개국 체제의 장단점을 막 드러낸 시점에 또 다른 확대 요구가 나온 이유로 남미의 정치적 이해까지 거론될 수밖에 없다.
현재 확정된 2030년 계획은 48개국 체제다. 이를 바꾸려면 FIFA 평의회와 회원국 논의, 경기 방식과 대륙별 출전권 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이 받을 티켓의 숫자도 그 이후에야 정해진다. 48개국 첫 월드컵의 마지막 휘슬이 울린 다음 날, 64개국을 둘러싼 싸움이 먼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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