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스캔들’ 정지우 감독이 동명 영화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며 ‘영화 원작’이라는 설명에 선을 그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캔들’ 정지우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와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스캔들’의 원작인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는 2003년 배우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원작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제작돼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스캔들’ 공개 이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영화와 비교하며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같은 반응에 대해 묻자 정지우 감독은 “복잡한 심정으로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작발표회때 잠깐 말씀 드렸지만 저는 원작 소설로부터 완전히 다시 출발한 이야기이고 이걸 왜 지금 다시 만드는가에 대한 고민의 관점이 저한테 작업 과정에서 제일 컸다. 그런데 이 과정보다 2003년도의 영화와의 연관성에 대한 논점이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그것은 사실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면이 있다. 영화가 갖고있었던 가장 놀라운 매력은 그걸 조선으로 옮길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의 것은 사실 원작으로부터 출발했기때문에 복잡한 심경”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스캔들’은 영화와 제목부터 인물 이름, 설정 등이 맞닿아 있는만큼 시청자들에게 있어서는 비교선상에 놓을수밖에 없을 터. 이에 정지우 감독은 “영화와 비교되는 걸 예상 못했다기보다는 그 규모가 이렇게 막대하다는 점에서 좀 당황스럽긴 하다. 최초로 시작할때 제목 자체를 달리 가는 논의를 굉장히 길게 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 영화를 놓고 그 영화가 보여준 어떤 면이 우리는 2026년도에 어떤 입장이 있었나에 대한 굉장히 정교한 논의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영화의 그 논쟁적인 상황을 끄집어내기는 부담스럽다. 배우들은 선배들이고 저도 선배 감독님이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러운 상황을 짚으며 “지금 이름이 같다고 하는것도 일부러 다르게 할 수 있는데 같게 하면서 무엇이 달랐냐 치면 캐릭터와 관계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그 이야기를 논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난처하다는 걸 좀 느낀다. 조심스러움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동명의 영화와 별개로 봐주길 바라는지 묻자 정지우 감독은 “저는 ‘그렇게 만들었습니다’라고 말씀 드린 셈이다. 그렇게 해야지 지금 현재 만들어져있는 캐릭터들이 설명이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같은 각색들이 이미 이루어진 뒤 연출에 참여한 것인지 묻자 “제가 참여한 뒤에 디벨롭이 됐다”며 “여러가지 다 제 책임”이라고 고개 숙였다.
또 그는 ‘스캔들’의 연출을 맡게 된 이유로 “원작이 단순 여성 우위뿐만아니라 일종의 성 역할이 뒤집어져 있다. 뒤집어진 관계로 읽으면 엄청 재밌는 고전이다. 그 관계의 레이어가 매우 입체적이고 여러 면이 있다. 어떤 의미으로 가스라이팅 되고 있는 남자라는 캐릭터가 기이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만들면서 동일한 시대로 옮기니까 거기에 살고 있는 여러여성 캐릭터들을 만든거다. 사대부 최상위부터 노비까지 여성 캐릭터가 그 시대를 어떻게 헤쳐가고 있는지에 대한 시작, 중간, 끝이 구조화돼있다. 원작 소설이 갖고있는 발화로부터 인물을 넓게 보면서 18세기 말을 묘사할수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매우 재밌는 기회였고 또 하나는 판소리였다. 기획단계부터 판소리가 있었는데 해보고 싶었다. ‘조씨부인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판소리 한마당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시대 사회상이 있는 가운데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걸 극복하려고 하는 시도나 의지를 갖고 있다. 죽음의 압력을 받는 사람이 살고싶다 의식하거나 신분제의 도움을 받았지만 벗어나는 조건이 만들어지거나. 조씨부인이 더 권력을 갖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태 같은 것들이 시대의 압력이 있더라도 그 시기를 살고 있는 약자들이 어떻게 그걸 돌파하려고 했는지를 이야기 안에 스며들어 보여주고 싶었다”며 “조씨부인으로 부터 출발해서 해피엔딩에 유일한 커플이 돼있는 은실(김지안 분), 칠성(권도균 분) 캐릭터처럼 다종 다양한 형태의 서사가 펼쳐질수 있는 기회가 있는건 2026년에 만들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인터뷰④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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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