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빵빵 역주행' 박상철 “성인가요 대신 대중가요로…아이돌도 함께” [단독 인터뷰②]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10.06 11: 20

리센느 제나가 부른 ‘빵빵’을 10대와 20대가 즐긴다. 원곡자 박상철에게는 반가운 역주행이면서, 노래를 듣는 사람의 나이로 음악을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다시 꺼내게 한 계기다.
‘자옥아’, ‘무조건’, ‘황진이’, ‘빵빵’으로 사랑받아온 박상철은 2025년 대한가수협회 제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OSEN과 만난 박상철은 자신의 노래 이야기에서 나아가 선배와 후배가 함께하는 가요계를 향한 바람을 전했다. 그가 먼저 강조한 것은 ‘성인가요’ 대신 ‘대중가요’로 불러달라는 요청이었다. 트로트라는 장르 이름을 없애자는 뜻은 아니다.
특정 세대만 듣고 부르는 음악처럼 여겨지는 구분을 바꾸자는 이야기다. 박상철은 “대중가요로 불러주시고, 각 장르별로 불러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성인가요’라는 이름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과거 트로트를 쉽게 ‘뽕짝’이라고 부르던 시절을 떠올렸다. 성인가요라는 이름이 등장했을 때는 음악이 더 존중받는 것처럼 느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름이 젊은 층의 음악과 트로트를 나누는 기준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박상철은 “처음에는 성인가요라는 게 특히 좋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젊은 층 노래하고 트로트하고 완전히 분리돼서, 말 그대로 어른들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생겼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가수들의 문제 제기가 협회로 들어왔고, 이사회와 총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박상철은 대중가요로 불러달라는 공문도 보냈다고 설명했다. 명칭이 달라진 곳도 있지만 노래방이나 차트에는 여전히 성인가요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그는 트로트, 포크처럼 각 장르를 부르는 것은 좋지만, 음악 전체를 이야기할 때는 대중가요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노래 자체도 변하고 있다. 박상철은 자신의 ‘빵빵’ 역시 세미 트로트라고 짚었다. 다른 음악의 요소가 섞여 있고, 오늘날의 트로트에는 댄스곡과 가까운 곡도 있다. 제나가 ‘빵빵’을 부르고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은 그가 바라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 청중은 이미 음악을 나이에 따라 가르지 않고 있었다.
협회장으로서도 여러 세대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싶었다. 특히 현역 아이돌이 협회 운영에 참여하는 모습을 바랐다. 아이돌로 활동했던 가수가 세월이 흐른 뒤 임원이 되는 경우를 넘어, 지금 활동하는 가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다는 것이다. 박상철은 “아이돌 가수들 이사를 꼭 시키고 싶었거든요. 가수협회에서 다양한 얘기를 들어야 하니까요.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철은 “협회장 하기 전에는 꿈이 많았다. 머릿속에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막상 회장이 돼 일을 해보니 생각대로 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함께 있었다. 자신의 노래와 무대에 집중하던 때에는 충분히 보지 못했던 가수들의 사정도 협회 일을 하며 더 가까이 알게 됐다"고 가조했다.
그중에는 한때 큰 사랑을 받고도 오랫동안 활동하지 못한 원로 가수들이 있었다. 협회 공연 신청을 통해 만난 선배를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는데, 과거 노래를 찾아보니 유명한 가수였던 경험도 전했다. 젊은 시절의 인기가 이후의 활동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박상철은 그런 선배들의 처우를 더 챙기고 싶다고 했다.
‘가수의 날’을 다시 살리는 일도 고민하고 있다. 가수들이 협회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예전에 있던 가수의 날의 의미가 어느 순간 퇴색했다고 느꼈지만, 다시 시작하려니 재원과 여러 조건을 갖춰야 했다. 한 번 행사로 끝내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했다.
음악의 다양성 역시 과제였다. 박상철은 앞으로 음악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관심이 모이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오디션과 팬덤, 가창력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흐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 회의와 총회에서 선배 가수들도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며, 함께 생각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구 가수의 조화는 거창한 구호에만 머무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제나가 ‘빵빵’을 부른 뒤 박상철도 리센느의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리센느 나오는 거면 다 좋아요 막 누르고 있거든요.” 후배가 선배의 노래를 좋아하고, 선배는 후배의 음악과 활동에 관심을 갖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박상철은 제나에게 “고마운 정도가 아니죠”라며 감사를 전했다. 새롭게 자신의 노래를 찾아준 젊은 청중도 고마웠다. 자신 역시 좋은 노래로 활동하며 리센느가 더 잘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현역 아이돌을 위해 비워둔 협회의 자리에도 같은 바람이 있다. 지금 활동하는 후배와 무대를 지켜온 선배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는 가요계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mcadoo@osen.co.kr
[사진] OSEN DB, 유튜브 캡쳐, 박상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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