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같이 하고파"..'지푸라기' 전도연x정우성, 19금 범죄극→예측불가 전개 (종합)[Oh!쎈 현장]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2.03 17: 46

전도연과 정우성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웰메이드 범죄극을 탄생시켰다.
3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을 비롯해 김용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현지에서 진행된 특별 상영 GV의 전석이 매진되는 등 이목이 집중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한 해외 유수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잇따른 초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또,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김용훈 감독은 "너무 감사드리는 상황이다. 많은 해외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다"며 "나도 이번에 처음 로테르담에 가게 돼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많이 좋아해주고 흥미롭게 봐주셔서 기뻤다"고 밝혔다.
일본 소설에 대해 "원작이 독특한 구조인데 소설에서만 혀용된 구조라서 영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 구조를 연희가 중간에 등장하는 구조로 바꾸면서 뼈대를 맞췄다. 평범한 사람들이 벌이는 범죄극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소설 속 인물들보다는 영화 속 인물들을 직업적으로 좀 더 평범한 인물들로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소설과 비교해 엔딩이 바뀌었다"며 달라진 점을 공개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전도연은 극 중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를 연기했다.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술집 사장 연희 앞에 모든 것을 청산할 수 있는 거액의 돈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난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헛된 희망을 이용하며 범죄의 큰 판을 짜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정우성과 처음으로 연기한 전도연은 "영화를 봤을 때 호흡이 만족스럽기는 하다. 사실 현장에서 편안함보다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이미 오래된 익숙한 연인 관계라서 첫 장면에서 그런 관계가 설명돼야 했다. 아무것도 아닌 신이었지만, 굉장히 어려웠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하고 적응하면서 태영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즐거워졌다. 그런데 촬영이 즐거워지면서 찍다만 느낌이 들어 아쉽더라. 또 한번 기회가 된다면 정우성과 촬영을 했으면 좋겠다. 다시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희 캐릭터는 이미 대본상에서 너무 강렬하고 센 캐릭터라서 뭔가 더 힘을 줘서 강조하기보단 힘을 빼는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할 땐 최대한 자연스럽게 내추럴하게 연기하려고 했다"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신인 감독과 작업한 전도연은 "신인 감독들과 일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됐다. 너무 많은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 돼서 '우리 감독님이 잘 소화하실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걱정을 하긴 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감독님 나름대로 고생이 많으셨던 것 같다.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찾아가는 이야기가 재밌는 것 같다"며 만족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정우성은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을 맡아 열연했다.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애인으로 인해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은 빚과 이자를 덜미로 고리대금업자 두만에게 온갖 협박을 받으며 불안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액의 돈을 발견하는 캐릭터다. 
정우성은 상대역 전도연에 대해 "전도연과의 작업은 늘 기다렸던 동료와의 작업이었다"며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다른 작품으로 언제든지 만나고 싶은 좋은 동료였다"고 했다.
허당이자 호구인 자신의 캐릭터와 관련해 "촬영할 때 태영이라는 캐릭터의 허점을 바라보고, 극대화 하려고 했다. 처음 촬영할 때 감독님이나 스태프도 당황하는 눈빛이 보였다. 첫 촬영이 태영이 차 안에서 연희와 통화하는 장면이었다.   차근차근 태영을 보여준 게 아니라 엔딩의 극적인 상황에 왔을 때의 태영을 연기했다. 정우성을 바라보는 낯선 감정을 극복해야 했고, 태영에게 확신을 갖고 작업하는 과정이었다. 그 믿음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혼자서 너무 호들갑을 떤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웃었다.
정우성도 신인 김용훈 감독에 대해 "아무래도 경력이 오래된 배우와 신인 감독이 작업할 땐 조바심 없이 서로를 바라봐 주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그려내서 꼭 찍고 말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있다면 배우와의 소통에 커다란 벽이 될 수도 있다. 대담한 여유를 부려야 하는데, 우리 감독님은 현장에서 그런 여유를 잘 부린 것 같다. 태영의 첫 촬영에서 분명 당황했을 텐데, 내가 왜 태영을 그렇게 그리는지 소통해 가면서 작업했다. 굉장히 미덕을 갖고 현장에 나타났다"며 칭찬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성우는 가족의 생계를 힘들게 이어가는 가장 중만을 소화했다. 사업 실패 후, 야간 사우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중만은 집에서는 딸의 학비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야간 사우나에서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지배인에게 온갖 괄시와 무시를 받으며 팍팍한 삶을 살아간다. 평소와 같이 일을 마무리하던 중, 호텔 사우나 47번 로커에서 거액이 담긴 돈 가방을 발견하고, 인생을 뒤바꿀 최악의 선택 앞에서 흔들린다.
배성우는 "소설 캐릭터보다는 날을 세워서 연기했고, 그런 얘기들을 감독님과 하면서 작업했다. 다른 인물들은 조금씩 조금씩 늪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는데, 난 살짝 발만 담구고 시작한다. 조금씩 빠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답했다.
"애드리브 잘하는 비법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이번에는 애드리브를 많이 하지 않았고 대사가 잘 짜여진 대본이라서 괜히 욕심을 부리면 망칠 것 같더라. 중간에 '버릇이 없네'라는 대사가 애드리브였는데, 그 상황에서 필요할 것 같았다. 이 사람도 소심한 사람이라서 주먹을 날리거나, 욕을 하는 건 애매할 것 같았다. 한 마디를 뭐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영화에 담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윤여정은 과거의 기억에 갇혀 버린 노모 순자로 분했다. 평생 지켜온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후, 아무도 믿지 않고 깊은 과거에 갇혀버린 순자. 과거의 기억과 달라져버린 현실에 넋 놓고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동시에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아들 중만을 늘 걱정한다.
윤여정은 "난 오래된 배우라서 신인 감독들과 작업하는 게 너무 무섭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는 게 많다고 쓸데없는 소리할까 봐 걱정됐다. 신인 감독을 너무 고생시키지 않을까 조심하기도 했다. 신인 감독들은 본인의 소신이 확실해 우리를 너무 고생시킨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많아 힘든 걸 못한다. 기운이 없는데 너무 많은 걸 시킬까 걱정했는데 예상밖으로 너무 착해서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어떤 역할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런 결심한 지 꽤 됐는데, 때마침 전도연이 그 틈에 제안을 하더라. 치매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몰랐는데 도연이한테 물어봤다. 같은 연기자한테 물어보는 게 제일 좋다. 도연이한테 물어봤더니 '느닷없는 소리 잘하잖아요. 선생님 하던대로 해요' 그러더라. 도연이의 지도 편달 아래 연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윤여정은 "어떤 사람은 정우성, 전도연을 싫어할 지 모르지만 대중적으로 두 사람은 대단한 배우"라며 "전도연은 등장부터 '참, 여우같이 잘한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후배를 칭찬했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신현빈은 사기로 생긴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고 불행의 늪에 빠져버린 주부 미란을 연기했다. 남편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미란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편 몰래 고군분투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매 순간이 지옥 같은 그녀 앞에 진태가 등장하고, 이후 거액의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위험한 기회가 주어진다. 
신현빈은 "미란이 처음부터 소극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희를 만났을 땐 의지하고 믿고 따르는 모습, 남편과 함께 있을 땐 고분고분 응하는 모습, 진태와 있을 땐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모습들에 대해서 고민했다"며 신경 쓴 부분을 공개했다.
정가람은 가지고 싶은 것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불법체류자 진태를 맡았다. 원하는 것을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온 그는 우연히 미란과 만나고, 그녀와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위험한 범죄를 계획한다.
가장 막내였던 정가람은 "감독님이 '우리 같은 신인이니까 파이팅 해보자'고 하시더라. 좀 더 감독님한테 편안하게 다가갔다 . 시나리오를 강렬하게 읽었고,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바로 달려가서 하겠다고 했다"며 많이 배웠다고 했다. 
"청소년 관람불가인데도 표현 수위가 덜 자극적이다"라는 질문에 감독은 "이 영화가 인물들이 많이 죽는 영화라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면 관객들이 힘들 것 같았다. 그런 적나라 함을 비추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 보여주는 전략을 썼다. 안 보여주는 게 더 공포스러울 수 있고, 좀 더 강렬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러 인물의 죽음들을 힘겨워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방식들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으로 오는 12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김성락 기자 ksl0919@osne.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