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오컬트 장르물 드라마가 온다. 영화판을 뒤흔든 감독, 작가에 배우들까지 tvN에 다 모였다. tvN 새 월화 드라마 ‘방법’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tvN 새 월화 드라마 ‘방법’ 제작발표회가 예정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건강 우려로 공동인터뷰는 온라인 생중계됐다. 그럼에도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정지소, 김용완 감독, 연상호 작가 모두 현장에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블랙독’ 후속으로 오는 10일 첫 방송을 앞둔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는다. 초자연 유니버스 스릴러로 새로운 장르물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엄지원은 방법사(정지소 분)와 손잡고 진종현(성동일 분) 회장의 정체를 파헤치는 열혈 사회부 기자 임진희로 분한다. 그는 “발로 뛰는 기자라 사회부 기사를 많이 읽었다. 정의감, 사명감, 인간의 연약함, 심리적인 것들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인물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상호 작가 대본의 강점을 묻는 말에 “사람처럼 대본도 3초 만에 끌릴 수 있다. ‘방법’은 첫눈에 반했다. 읽은 자리에서 바로 고민없이 결정했다. 연상호 작가님 천재야? 싶었다. 다음이 너무 궁금했다. 나도 한 파트 하고 싶더라”고 넘치는 애정을 내비쳤다.
성동일은 국내 최대 IT기업 포레스트를 운영하는 인간의 탈을 쓴 악귀 진종현으로 변신했다. 속내를 감춘 서늘한 표정이 압권인 섬뜩한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김용완 감독이 “인간과 악귀 사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CG로 악마처럼 보이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성동일이 연기만으로도 해내더라. 자체적으로 악마의 모습을 연기했다”고 치켜세울 정도.
하지만 성동일은 “진종현은 훌륭한 회장이라고 생각하지 한 번도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악역이 아니라 순박한 농촌 사람이다. 드라마 끝에 보면 제가 가장 큰 피해자다. 저를 다 이용해먹은 거다. 우린 처음부터 탈고된 대본을 들고 찍었다. 마지막 대본을 보며 제 캐릭터 때문에 많이 울었다더라. 제가 눈물코드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 애가 셋이라 대본을 보고 안 될 것 같으면 발을 담그지 않는다. 연상호 작가님이 오셨을 때 객관적으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걸 썼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김용완 감독님은 ‘챔피언’ 이후 오래 쉬었으니 이 작품이 잘 돼야 한다는 한도 끝도 없는 바람이 있었을 거다. 모두 목을 메고 있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정지소는 저주를 거는 능력을 지닌 10대 소녀 방법사 백소진으로 첫 드라마 연기에 도전한다. ‘기생충’이 해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정지소로서는 안방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그는 “‘기생충’ 이전에는 눈에 띌 만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다. 대선배들과 어우러져서 연기한 적도 없었다. ‘기생충’ 이후에 기회가 찾아왔다. 이 악물고 촬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방법’을 촬영하면서 ‘기생충’ 감독님 배우분들과 연락하고 있다. ‘방법’ 잘 찍고 있구나 응원도 보내 주시고 있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파이팅 하면서 응원 주고 받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진경 역으로 7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조민수는 진종현 회장을 영적으로 보필하는 의문의 여인으로 스릴러 분위기를 높인다. 그 역시 연상호 작가의 대본을 보고 단박에 ‘방법’을 선택했다고. 무조건 재밌기 때문에 더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는 그다.
조민수는 “대본을 볼 때 잘 넘어가냐 아니냐로 배우들은 작품을 판단하는데 ‘방법’은 정말 금방 읽었다. 재밌어서 열심히 찍었다. 장르물이 많이 소모돼 있는데 종교적인 해석이 아니라 우리는 토착신앙과의 싸움을 다룬다. 다들 점 보러 갈 텐데 우리 근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방법’은 천만 흥행작 ‘부산행’ 등을 통해 참신한 상상력, 섬세한 연출력, 박진감 넘치는 필력을 뽐낸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집필작이다. 여기에 영화 ‘챔피언’으로 개성 있는 연출력을 뽐낸 김용완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듣도 보도 못한 방법을 소재로 해 영화판을 주름잡던 두 엘리트가 힘을 모았다.
연상호 작가는 “영화 작업하면서도 드라마가 하고 싶었다. 작가라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영화를 준비할 때라 무리한 스케줄이었는데 ‘방법’을 써보게 됐다. 제가 너무 재밌게 쓰고 있더라. 다음 회 어떻게 쓰지? 그런 재미를 스스로 느꼈다. 내가 드라마 작가에 소질 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후 다른 드라마는 안 써지더라. 다시 안 올 기회가 드라마적으로 잘 나왔길. 속는 셈 치고 1회만 봐 달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성동일은 '방법' 2행시로 시청자들에게 적극 어필했다. "'방'법은 2월 10일 오후 9시 30분 시작합니다. 1회부터 안 보면. '법'대로 하겠다"고 말해 동료들을 웃음 짓게 했다. 조민수는 "제가 무당으로 나온다. '방법' 안 보면 다 방법해버리겠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연상호 작가는 시청률 3%를 기대하며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지만 '부산행' 이후 좀비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방법'으로 방법 열풍이 불길 기대했다. 그야말로 감독, 작가, 배우들의 자신감이 엄청난 작품이 바로 '방법'이다. 이들의 자신감이 안방에 통할지 오는 10일 뚜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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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