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부터 최우식까지 9명의 완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진행된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기생충'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배우 최우식이 마지막으로 오스카 참석을 확정했다. 당초 최우식은 '경관의 피' 촬영 때문에 참석이 어려웠지만, 제작진의 배려와 스케줄을 조정해 극적으로 합류했다.
이에 대해 최우식의 소속사 매니지먼트숲 관계자는 5일 OSEN에 "최우식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며 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해 10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은 '오스카 레이스'에 돌입했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그리고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등이 현지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여기에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 등이 국내 일정이 마무리되면 미국으로 출국해 '오스카 레이스'에 합류하며 더욱 힘이 보탰다.
그 결과, 지난 1월 19일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는 최고의 상이자 작품상 격인 앙상블상을 거머쥐었고,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정은,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이 참석해 큰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약 4개월 간의 '오스카 레이스'에 집중한 '기생충'. 드디어 대망의 아카데미 시상식만 남았다. 한국 영화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상 가능성이 높은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이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매체 LA타임스는 4일(현지시각)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을 예측했고, 영화평론가 저스틴 창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성향을 보면 ‘1917’이 작품상을 받을 것처럼 보이지만, 다크호스 중의 다크호스인 ‘기생충’이 충분히 이길 수 있고 자격도 된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것이며 받아야 한다"며 예측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이처럼 미국 현지에서도 '기생충'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상황에서, 봉준호 감독을 중심으로 9명의 완전체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다.
현재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조여정은 미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시상식 날짜에 맞춰 LA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어 이선균, 장혜진, 박명훈은 7일 오후 7시 4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박소담은 8일 오후 7시 40분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이정은은 7일~8일 사이 미국으로 향하고, 최우식 9일 오전 미국 LA로 출국해 '기생충' 팀에 합류한다.
지난해 '기생충'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주요 배우 8인(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영화제나 시상식에서 완전체로 등장하는 것은 아카데미가 처음이다. 초반에는 '지하실남' 박명훈이 강한 스포일러 때문에 홍보에 참여하지 못했고, '오스카 레이스' 단계에서는 몇몇 배우가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아카데미에서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모든 배우들이 모여 레드카펫까지 밟게 돼 의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또 한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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