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지푸라기'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전도연에 대해 애정을 보였다.
6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주연 배우 정우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현지에서 진행된 특별 상영 GV의 전석이 매진되는 등 이목이 집중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한 해외 유수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잇따른 초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또,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정우성은 극 중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을 맡아 열연했다.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애인으로 인해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은 빚과 이자를 덜미로 고리대금업자 두만에게 온갖 협박을 받으며 불안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액의 돈을 발견하는 인물이다.
'더 킹', '강철비', '인랑', '증인' 등과 달리 '지푸라기'에서 허점 넘치는 호구 캐릭터로 분한 정우성은 180도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이미지 변신이나 반전을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생각했던 건 아니다"라며 "시나리오를 보고 캐릭터를 디자인 할때 진지하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태영이 허당이고 허술하고 호구의 모습이지만, 자기 스스로 완벽하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본편이 완성되고 '사람들이 어색해하지 않는구나'를 느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번 영화에서 전도연과 데뷔 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연인으로 등장해 극의 중심을 이끈다.
"만나는 장면이 적어서 아쉽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도연 씨도 그렇고, 좀 아쉽긴 했다. 긴 호흡을 갖고 만나는 스토리면 '더 재밌게 작업하지 않을까' 그런 얘기를 했다. 이 영화가 갖는 아쉬움일 수도 있지만, 미덕이기도 하다. 관객들에게는 두 배우의 케미에 대한 기대감을 전달할 수 있고, 다음 작품에서는 못 보여준 케미를 기다리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우성은 전도연에 대해 "여성 배우가 중심을 가지고 긴 시간 동안 큰 배우로서 자리하기에는 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자리를 지킨다는 건 그만큼 영화를 향한 애정과 책임, 사랑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전도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그걸 확인하며 반가웠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배우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인해 개봉일을 연기했다. 당초 12일 개봉하려고 했으나, 제작진은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방지하고, 호전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다. 안전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알렸다. 현재 개봉 날짜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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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