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국회의원으로 분한 라미란이 "난 '정알못'이라서 알고 싶지 않지만, 현명한 거짓말은 필요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털어놨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정직한 후보' 주연 배우 라미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제공배급 NEW, 제작 수필름·홍필름)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작품이다.
'정직한 후보'는 2014년 브라질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던 동명의 흥행작(원제: O Candidato Honesto)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브라질의 유명 시나리오 작가 파울로 크루시노(Paulo Cursino)의 각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거짓말이라는 소재가 주는 코믹한 상황뿐만 아니라 당시 브라질의 현실을 시원하게 꼬집어 자국 흥행에 성공했으며 2018년에는 속편이 개봉하기도 했다.
라미란은 극 중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된 뻥쟁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을 맡았다. '서민의 일꾼'이라는 수식어로 대변되며 국민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는 국회의원이지만, 사실은 4선을 넘어 대선까지 노리며 당선을 위해서라면 온갖 거짓말을 불사하는 시꺼먼 속내를 지녔다. 4선 선거를 코앞에 두고, 말 못할 고민에 휩싸이는데 바로 거짓말을 못하는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된 것. 의도하지 않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직해지고, 인생 최대 위기를 맞는 인물이다.
정치인을 연기한 라미란은 "난 실제로 '정치알못'이고, 감독님이 자료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작업할 때 누구를 롤모델로 한 것도 아니고, 많은 자료 조사를 통해 할 수 있는 재밌는 부분들을 많이 가져오신 것 같다. 감독님이 촬영 전, 엄청난 자료 조사와 밀착 취재를 하셨다"고 밝혔다.
"영화를 찍고 정치에 관심이 생겼나?"라는 질문에 "정치는 답이 없는 것 같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난 그냥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다. 내가 뭘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인지는 모르니까.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나 사상이 없다. 우리 영화에 정치색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정직한 정치인보단 '현명한 정치인'이 필요한 것 같다. 여러 사람을 속이는 거짓말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가끔 현명한 거짓말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보좌관, 윤경호는 남편으로 각각 호흡을 맞춘 라미란은 "우선 김무열은 의외였다. '코미디인데 이걸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제일 웃겼다.(웃음) 뭔가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황들이 재밌더라. 능청 스럽게 하기 보다는 계속 진지하게 하는 모습이 웃겼다. 윤경호와 내가 1차원 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후 '줍줍' 하는 건 김무열이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정직한 후보'는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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