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그의 영화 '기생충'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2월 9일(일)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Dolby Theater)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한국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필두로 10여 개월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기록적인 수상 행진을 이어왔던 '기생충'은 마침내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높였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또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첫 번째는 1946년 빌리 와이더 감독의 '잃어버린 주말', 두 번째는 1955년 미국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로 제8회 칸 국제영화제와 제 2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기생충'은 올해 작품상 수상으로 반세기 만에 세계 영화사에 남을 한 획을 긋게 됐다.
전 세계가 지켜봤던 이 날 시상식에서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말이 안 나오네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까 일단 너무 기쁩니다. 지금 이 순간에 뭔가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듭니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Thank you"라고 작품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은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은 이날 소감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나는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머리카락, 말하는 방식,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지시하는 방식. 그리고 제가 그에 대해 정말 좋아하는 것은 그의 유머 감각"이라며 "사실 그는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며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기생충'을 좋아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기생충'을 지원하고 '기생충'과 함께 일해 왔으며 '기생충'을 사랑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불가능한 꿈을 꾸었을 때조차도 우리의 꿈을 꾸준히 지원해준 동생에게도 감사하다. 제 동생에게 정말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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