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신선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스틸 몇 장만으로도, 여전히 영화팬들을 가슴 뛰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제 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측은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가 2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공식 상영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인인 두 사람은 함께 공식 상영회 날짜에 맞춰 베를린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IMDB 등에 공개된 '도망친 여자' 스틸 속 김민희는 그간 선보였던 고혹적이고 농염한 긴 생머리에서 탈피, 싹둑 짧게 자른 웨이브 단발머리로 색다른 느낌을 안긴다. 변신한 외모만으로도 영화의 서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배우는 흔치 않은데, 김민희가 그렇다.

그러나 이런 김민희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아니 점점 더 엇갈리고 복잡해지고 있다.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임을 부정하는 영화팬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화와 사생활의 모호한 분리 속 그를 '좋아해도 되는' 배우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물론 판단은 개인적인 것). 더욱이 이번 작품은 홍상수 감독이 이혼 청구 소송이 '기각'된 후 선보이는 첫 영화다.
그럼에도 김민희에 대한 언급에서 상당수 발견할 수 있는 반응이 '그립다'란 것도 주목할 만 하다. 김민희는 여전히 연기자이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영화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받는 '그립다'는 반응은, '홍상수 월드' 밖에서 그 누구의 연인도 아닌, 배우 김민희를 보고 싶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 위드 JIMFF'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이슈로 등장하지 않았던 바.

당시 시상자인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와 영화적 열정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김)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라고 김민희를 향한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제작사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도 "꼭 상을 전달해 감독들이 (김)민희 양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영화계의 김민희를 향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충무로의 연기자라기 보다는 연인인 홍상수 감독의 뮤즈에 가까운 김민희. 그렇기에 국내 영화팬들에게 그녀는 '너무 멀다'. 물론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도망친 여자'는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영화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간다. 올봄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주요 배우로 김민희 외에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영화의 제목이 절묘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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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