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영화 제작자가 오스카 4관왕을 기록한 '기생충'을 향해 "우리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17일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 인디아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PL 테나판이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자신들의 영화를 표절했다며 주장하고 나섰다.
'민사라 칸나' 프로듀서라고 주장하는 PL 테나판은 "'기생충'의 기본 플롯(이야기 구성)은 우리 영화에서 따간 것이다. 그들이 우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갔다"며 "이미 변호사와 얘기를 마쳤고, 국제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기생충'의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테나판은 '기생충'과 '민사라 칸나'의 어느 플롯이 비슷한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이 타밀어 영화 제작자들에게 소송을 건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라비쿠마르 감독은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지만, 20년 전 우리가 쓴 얘길 기반으로 한 영화가 오스카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1999년 개봉한 '민사라 칸나'는 젊은 남성 카난이 부유한 집안 여성과 사랑에 빠진 뒤, 그 집안의 운전사로 들어가고, 그의 가족들도 하인과 요리사로 들어가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에 대해 '기생충'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투자사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에 팩트 체크를 했는데, 인도 제작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접수된 사항이 없어서 아는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전원 백수로 살아가는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쥐면서 전 세계 영화 역사를 새로 썼고, 오는 26일 국내에서 흑백판 개봉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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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생충' 흑백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