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지로부터 직접 편지를 받았다며, “조금만 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기생충’은 지난 9일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화제가 됐던 수상 소감에 대해서 “유세윤 씨 참 천재적인 것 같다. 존경한다. 문세윤 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왔다. 몇 시간 전에 편지를 읽었다. 나로서는 영광이었다. 나한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니까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실례인 것 같다.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쉬라고, 대신 조금만 쉬라고 했다. 나도 그렇고 창작자들이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 10일 스콜세지 감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이리시맨'으로 감독상의 후보에 올랐다. 스콜세지 감독은 이날 결국 빈 손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아카데미의 주인공이었던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경의를 표해 주목을 받았던 바.
‘기생충’으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총 4관왕을 휩쓸며 세계를 놀라게 한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트로피를 받은 후 "어렸을 적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이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곧이어 카메라에 포착된 스콜세지 감독은 순간 울컥한 표정을 짓다가 환하게 웃어 보였다. 객석의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마틴 스콜세지에 존경을 표했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