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가수 변진섭이 데뷔 전 우울했던 시기를 고백했다.
24일 밤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먹다)'에서는 가수 변진섭이 첫 손님으로 등장했다.
변진섭은 이날 '밥먹다'에서 등장과 동시에 김수미 국밥집 식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1988년 한국 발라드의 시작점, 혜성처럼 등장했던 변진섭이다. 그는 1집 180만 장 판매로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또한 2집은 280만 장, 더블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이밖에도 '새들처럼', '너에게로 또 다시', '희망사항' 등 수많은 명곡들로 사랑받았다.
김수미는 "어쩜 이렇게 안 변했나. 굉장히 편하게 잘 지냈나 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변진섭은 데뷔 후 곧바로 성공가도를 달렸던 터. 그는 일로나, 사적으로나 큰 고민 없이 살아온 '꽃길' 인생임을 강조했다. 이에 이에 윤정수는 "지금 일어나시는 게 낫다. 우리 프로그램이랑 안 맞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수미 또한 젓가락을 십자가로 만들며 "가라. 그냥 가"라고 웃으며 "고난을 얘기해"라고 소리쳐 주위를 폭소케 했다.

데뷔 후 큰 고난은 없었지만 정상에 오르며 성공의 기쁨에 무감각해지긴 했단다. 변진섭은 "송에서 이렇게 얘기하면 별로일 것 같은데 어느 누구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1위를 2~3주 계속 하면 이것도 타성에 젖는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도 예상이 되는 거다. 그러다 보니 나도 감흥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한번은 인순이 선배님이 '인사 좀 하고 다녀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평소에 인사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수미는 "아마도 이랬을 것"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 인사와 고개만 숙이는 15도 인사를 비교했다.
변진섭도 김수미의 충고를 인정했다. 또한 "아마 1위가 계속 되면 더 싹싹하게 해야 하는데 내가 사회 생활을 못했다. 그렇지 못해서. 또 쑥스러움도 많이 탔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데뷔 전이 힘들었다. 아버지 때문에"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아버지가 되게 엄한데 저희 집안 남자들 특징이 있다. 엄하고 무뚝뚝한데 속정이 있다. 아버지가 정말 무서웠다. 내 방에서 졸다가도 아버지 방 문 여는 소리에 깰 정도였다. 그래도 제가 공부를 좀 해서 시험지 성적표 보여드리면 아버지가 외식 나가자면서 소갈비 사주셨다"고 말했다.
변진섭은 "가수 되기 전에 아버지랑 사이가 너무 안 좋았다. 저한테 기대가 너무 크셔서 가수하는 걸 싫어하셨다. 아버지 계실 때를 피해서 들어갔는데 어쩌다 한번 아버지 계실 때 집에 있으면 저를 보고 '저 사람 누구야?'라고 하셨다. 데뷔 전에 성적이 떨어질 때는 기타를 내동댕이 치시기도 했다"며 씁쓸해 했다.
그는 "나중에 잘 되고 좋아하시긴 했는데 그전에는 제가 막나라 아버지한테 살갑게 잘했는데 그 뒤로는 그렇게 못하겠더라. 그런 채로 지내다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제가 후회 돼서 평생 울 걸 다 울었다. 그래서 지금도 소갈비를 먹으면 그런 생각이 난다. 맛보다도 냄새부터 아버지랑 먹었던 그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수미가 만들어준 소갈비 요리를 먹으며 울컥해 울림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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