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은 직장, 포기할 수 없는 곳이죠". 코미디언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말 한 마디마다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정글에 대한 애착이 묻어났다.
SBS는 2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사옥에서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하 정글)'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정글'을 연출하는 김진호 PD와 김병만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글의 법칙’은 '족장' 김병만을 필두로 뭉친 '병만족’이 세계 곳곳의 정글을 누비며 생생산 생존기를 담아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400회를 맞아 정글 역대 최강자로 선정된 8인의 끝장 승부를 담은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로 꾸며진다.
그만큼 김병만은 400회 동안 프로그램을 지키며 다양한 오지를 탐험했다. '족장'으로서 '병만족'을 지키고 진두지휘하는 김병만의 활약 덕에 '정글' 400회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터. 그는 첫 번째 정글 나미비아 편에 대해 "잊을 수 없다. 악어도 처음 봤다. 끝나도 '다행이다’라면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정글을 체험할수록 김병만이라는 사람도 변해갔다. 그는 "원래 되게 소극적인 사람이라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잘 노는데 넓은 데 앞에 세워두면 움츠러 들었다. '정글’을 통해 굉장히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부둥켜 안고 우는 동반자 중에 한 명이었다면 지금은 끌어주고 챙겨주고 지시해주고 가르쳐주는 역할"이라며 정글 가이드로 변신한 최근의 변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햇수로 9년 동안 배워온 노하우를 새로 오는 분한테 가르쳐서 그 분들이 성공하는 것에서 만족한다. 예전엔 제가 직접 하는 것에 만족했다면 그게 다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호 PD 또한 입봉작이 '정글’일 정도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터. 그는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처음에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으로 했다. 김병만의,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처음에 그랬다면 요새는 '김병만에 의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사진=SBS 제공]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기자간담회 생중계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김병만과 김진호 PD.](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28/202002281546770542_5e58ba7ab5675.jpg)
그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다. 김병만은 "시청자 여러분이 볼 수 있는 건 촬영한 부분이다. 그런데 스태프가 40~50여 명이 깊은 정글에 들어간다. 가는 도중에 많은 일들이 생긴다. 예전에는 촬영하러 가는 도중에 배가 뒤집힌 일도 있었고, 폭우랑 태풍이 와서 피신한 적도 있었다. 촬영 들어가려는데 폭우가 내려서 장비와 물품 일부가 떠내려가기도 했다. 촬영은 쉴 수 있지만 자연은 쉬지 않는다. 예보를 보고 가도 순식간에 날씨가 변한다. 정말 다른 나라에서 전혀 예상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했다.
또한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도 다쳐도 프로그램이 없어질 수 있는데 다행히 큰 사고 없이 400회까지 와서 다행인 것 같다"며 안도했다. 이에 김진호 PD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항상 출발 전에 병만족 분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현장에서도 보수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400회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할 수 있는데 사고 없이 왔다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도 더 안전에 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SBS 제공]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기자간담회 생중계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김병만.](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28/202002281546770542_5e58ba7af28b0.jpg)
오랜 역사만큼 프로그램을 거쳐간 사람도 많았다. 역대 '정글의 법칙' 최다 출연자로는 노우진, 류담이 있던 터다. 김병만은 "병만족 330여 명 중에 가장 좋았던 사람을 뽑기 어려울 정도로 기억이 안 난다. 물론 오래 한 사람은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 체력이 끝까지 안 떨어진 분들이 운동선수들이다. 그 분들의 훈련이 정글보다 더 힘들지 않겠나. 그렇다 보니 끝까지 웃더라. 체력이 남아도니까 서로 케미스트리가 좋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자기가 체력을 나눠주듯이 도움이 많이 됐다. 왔던 운동선수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추성훈 선수가 기억에 난다. 둘이 7시간 반 동안 불을 피우려고 했다. 우리는 그때 에너지는 있고 기능적 스킬은 부족했다. 솔직히 그때 옆에서 카메라 감독이 라이터도 주셨다. 그런데 둘 다 목표가 있어서 '라이터로 불 피우면 지금까지 몇 시간 한 게 뭐가 되냐’면서 끝까지 몇 시간 공 들여서 7시간 만에 불을 피웠다. 그게 기억에 남는다. '헝거게임1’에서도 추성훈 씨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병만은 정글 최적화 부족원에 대해 "신체적으로 옆에서 봤을 때 자연스러웠던 분은 리키김이다. 지금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니까 한 사람씩 구체적으로 볼 시간이 없다. 그런데 그때는 4명이 시작했고 한 곳에서 6박 7일을 보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까지 봤을 때 가장 최적화된 사람"이라고 했다.
![[사진=SBS 제공]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기자간담회 생중계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김병만.](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28/202002281546770542_5e58ba7b4e205.jpg)
새롭게 초대하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김병만은 "하지원 씨가 모험을 좋아하시는 거로 알고 있다. 별도 되게 좋아한다. 정글에 가면 별을 엄청 많이 볼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섭외를 요청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진호 PD는 "해외에서는 베어 그릴스를 모시고 싶다. 한국에서는 정말 모시고 싶은 분이 있다. 두 번 찾아뵀다. 백종원 대표다. 제가 알기로는 낚시도 좋아하시고 그런 걸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골목식당' 회식 자리에도 몇번 찾아뵀다. 앞으로도 몇 번 더 찾아봬서 현지 버전 '맛남의 광장’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김병만은 "'맛남의 정글' 함께 하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 순간이 온다면 심부름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해 하지원, 백종원에 대한 섭외 의지를 불태웠다.
이렇듯 400회 동안 '정글의 법칙’과 동고동락한 김병만에게 정글이란 "직장, 포기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는 "해야 되는 곳이다. 가족을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해야 한다. 안 하면 제 미래를 생각 안 하고, 제 가족을 생각 안 한다는 거다. 시청자 분들이 계속 지켜봐주시는 한 체력이 안 되면 또 다른 방법으로라도 열심히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진호 PD 또한 "저도 직장"이라며 웃었다. 그는 "보람도 얻고 즐겁게 일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나. 힘이 난다.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는 29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