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레전드 허재, 이형택, 김병현이 화려한 입담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29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농구 감독 허재, 테니스 선수 이형택, 야구선수 김병현이 출연했다.
허재는 등장하자마자 "장훈아, 나 왔어. 나 안 보고 싶었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병현 역시 서장훈에게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형택은 서장훈에 대해 "재활 센터에서 본 사이"라고 덧붙였다.
서장훈은 허재의 등장에 "호칭을 뭐라고 해야 되지"라며 난감해했다. 서장훈은 겨우 "반갑다. 허재야"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허재는 "자세가 안 좋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서장훈은 "허재는 내가 선수로 뛰었을 때 우리 팀 감독도 했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서장훈은 "미안한데 걱정은 안 해도 돼. 혹시나 해서 미리 좀 깔아놓는 거야"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엄연히 서장훈이 허재의 선배였다. 허재는 "(서장훈에게)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철이 "서장훈에게 배울 게 있냐"라고 물었다. 허재는 "아직은 없어"라고 답해 폭소를 안겼다.
허재가 불편한 사람은 서장훈 뿐만이 아니었다. 강호동 역시 허재에게 형이라고 불러 멤버들의 핀잔을 샀다. 이에 강호동은 "(허재가) 성질 부리는 거 몇 번 봤다"라고 폭로했다. 하지만 강호동과 서장훈은 허재에 대해 "후배들 많이 챙기고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장훈은 허재에 대해 "감독 생활을 그만두고 방송을 하면서 성격이 진짜 유해졌다"라고 말했다. 허재는 "승패의 세계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인상이 바뀐다. 경기장에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된다. 그래서 얼굴이 건달로 가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형택은 테니스를 잘치는 연예인의 순위를 매겼다. 이형택은 "내가 알기로는 윤종신이 연예인 중에서 제일 잘 친다. 1위는 윤종신, 2위는 이재훈이다"라고 밝혔다. 강호동은 자신이 순위권에 없어서 서운해했다.
이어 이형택은 테니스 메이저 대회의 상금이 타 스포츠에 비해서도 유독 높다고 밝혔다. 김형택은 "골프보다 내가 알기로는 여자부는 (상금이) 훨씬 높다. 메이저 대회 우승 상금만 35억 원 정도 된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허재는 화려했던 선수 시절을 회상했다. 허재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거의 전승을 했다. 져본 적이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경기에서 75점을 딴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62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다. 그 기록은 절대 안 깨진다.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많아도 교체를 많이 해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를 따라 농구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허웅, 허훈에 대한 얘기도 이어졌다. 허재는 "제2의 허재라고 불리는 선수는 많았지만 나보다 잘하는 선수 한 명을 못 봤다. 허웅, 허훈도 나한텐 안 된다. 아들들이지만 장훈이한테도 안 된다"라고 얘기했다.
또 허재는 자신이 아버지이자 농구 감독이라서 겪었던 고충을 밝혔다. 허재는 "큰아들이 대학 3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왔다. 프로 팀에서 우선순위가 있다. 허웅이 4순위 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딱 4순위로 선수를 선발해야 했다. 아들을 부를 수 없었고, 결국 아들의 순위가 밀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경기 중 상대 팀이지만 아들을 응원하게 되지 않냐는 질문에 "인터셉트 했을 때 팀에 집중을 하다 보면 잘 안 보인다. 부상만 안 당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 우승한 최초의 동양인인 김병현은 2001년 백악관에 초청받아서 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현은 우승 당시 받은 반지를 들고 와 멤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난데없이 멤버들은 가장 힘든 스포츠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야구가 가장 어렵다"라고 주장하는 김병현에 서장훈은 "중간에 식사를 하면서 하는 운동이 어디 있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허재도 김병현에게 "같이 나와서 네 편을 들어줘야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야구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하는 거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병현은 "내 얘기의 팩트는 축구, 농구 좋아하는 애들은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온다. 야구는 동네 야구를 한다고 해도 안 된다. 기술로는 최고의 스포츠다. 운동신경이 아무리 좋아도 100km/h를 못 넘는다. 기본적인 에너지랑 운동신경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갑자기 허재는 "다 떠나서 나도 농구가 제일 힘든 줄 알았다. 그런데 축구를 해보니까 축구가 더 힘들더라.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주고 여름에는 에어컨 틀어준다"라고 말해, 서장훈을 더욱 화나게 했다.
'나를 맞혀봐'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교탁 뒤에 선 이형택은 '내 경기를 보고 할머니가 하신 말씀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형택의 할머니는 항상 그가 다리를 떠는 습관을 지적했다고. 이형택은 "앉으면 항상 다리를 떨었다. 근육을 뭉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얘기했다.
두 번째 질문은 이형택의 징크스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형택은 "경기장에서 어머니가 오면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깨 보려고 다 했는데 어머니가 끝까지 그 징크스를 못 깼다"라고 털어놨다.
김병현은 자신의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집을 산 경험담을 밝혔다. 김병현은 "스피커 때문에 집을 하나 샀다. 스피커를 샀는데 원래 집이랑 안 어울리더라. 펜트하우스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그 집을 샀다. LA 다운타운 쪽 고층 빌라를 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많이 받을 때 2004년도에 75억 정도 받았다"라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한 가게에서 골든벨을 울려 한 번에 1000만 원을 지출한 사연을 공개하기도.
마지막으로 허재가 문제를 내기 위해 나섰다. 허재는 멤버들에게 자신이 감독 시절 억울했던 일을 맞춰보라고 했다. 허재는 "TV에는 인상 쓰고 있는 모습만 나온다. 웃고 박수도 치는데 그런 건 한 번도 안 나온다. 좋게 타이르는 모습도 안 찍는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 번째 문제는 허재가 은퇴 직전에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이었다. 답은 바로 모범 선수상 수상이었다. 허재가 "MVP는 많이 받았는데, 모범 선수상을 못 받았다. 나라에서 주는 효도상까지도 받아봤다. 결국 은퇴하는 시상식에서 받았다"라고 말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