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허재가 방송 선배 서장훈과 함께 케미 넘치는 입담을 자랑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농구 감독 허재, 테니스 선수 이형택, 야구 선수 김병현이 출연했다.
이날 허재는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장훈아, 나 왔어. 나 안 보고 싶었냐"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서장훈은 농구계 대선배이자 한때 감독이었던 허재에게 반말을 쓰는 것을 망설였다.
허재는 서장훈에게 "편하게 해"라고 다독였고, 서장훈은 가까스로 "반갑다. 허재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허재는 "자세가 안 좋다"라고 지적해 서장훈을 당황시켰다.
강호동은 허재에게 "방송은 (서장훈이) 선배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고 말한 허재는 곧바로 서장훈에게 배울 것이 없다고 번복해 폭소를 자아냈다.
강호동 역시 허재에게 쉽사리 말을 놓지 못했다. 강호동은 멤버들의 핀잔에 "(허재가) 성질 부리는 거 몇 번 봤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강호동과 서장훈은 허재에 대해 "후배들 많이 챙기고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칭찬했다.
서장훈은 "(허재가) 감독 생활을 그만두고 방송을 하면서 성격이 진짜 유해졌다"라고 얘기했다. 이에 허재는 "승패의 세계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인상이 바뀐다. 경기장에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된다. 그래서 얼굴이 건달로 가는 거다"라고 밝혔다.
허재는 농구계 전설로 언급되는 현역 시절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허재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거의 전승을 했다. 져본 적이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경기에서 75점을 딴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62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다. 그 기록은 절대 안 깨진다.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많아도 교체를 많이 해서 그렇다"라고 밝혔다.

허재는 "제2의 허재 많았지만 나보다 잘하는 선수 한 명을 못 봤다"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멤버들은 허재에게 농구선수로 활약 중인 아들 허웅, 허훈의 실력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허재는 "아들도 나한테 안 된다. 실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지만, 장훈이한테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허재는 이형택, 김병현과 '가장 힘든 스포츠는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김병현이 "야구가 가장 어렵다"라고 말하자, 허재는 "야구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하는 거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농구 선수 출신인 서장훈 역시 김병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때 허재가 갑자기 축구가 가장 힘들다며 태세 전환을 했다. 허재는 "농구는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주고 여름에는 에어컨 틀어준다"라고 말해 서장훈을 분노케 했다.
허재는 서장훈과 함께 숙소를 썼던 경험담을 공개했다. 허재는 "(서장훈이) 자기 주변 정리를 잘한다. 자기 시트에 아무도 못 앉게 한다. 유일하게 내가 앉아 봤다. 앉아도 말은 못 했다. 함부로 얘기할 입장이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서장훈은 "내가 깨끗하니까 허재의 물건도 다 정리해서 주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강호동은 허재에게 "장훈이가 빨래도 해줬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허재는 "장훈이 때는 세탁기가 있었다. 나는 세탁비누로 빨래를 다 했다. 누가 불러도 바로 쥐가 나서 바로 갈 수가 없었다. 장훈이 고생은 고생도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를 맞혀봐' 시간이 이어졌다. 허재의 첫 번째 문제는 '감독 시절에 정말 억울했던 일은?'이었다. 오답으로 욕설로 인한 벌금 납부가 언급되자, 허재는 "아마 장훈이랑 나는 KBL 벌금 랭킹 1위, 2위에 들 거다. KBL은 나랑 장훈이 때문에 돌아갔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재는 정답을 공개하며, "TV에는 인상 쓰고 있는 모습만 나온다. 웃고 박수도 치는데 그런 건 한 번도 안 나온다. 좋게 타이르는 모습도 안 찍는다"라고 털어놨다.
두 번째 문제는 '허재가 은퇴 직전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은?'이었다. 정답은 모범 선수상 수상이었다. 허재는 "MVP는 많이 받았는데, 모범 선수상을 못 받았다. 나라에서 주는 효도상까지도 받아봤다. 결국 은퇴하는 시상식에서 받았다"라고 밝혔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