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잼'에 이현세가 아홉살에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된 사건을 공개했다.
6일 오후 방송된 MBC '배철수잼'에 '공포의 외인구단'의 작가 이현세가 등장했다.
87년 '이장호의 외인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영화화가 되기도 했던 이현세의 만화. 이장호와는 관련이 없었지만, '공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19세가 붙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는 이현세. 그는 엄청난 애정으로 영화 캐스팅에도 관여했다는 이현세. 이보희가 '엄지'역을 맡게 된 것은 센세이션 했다. 그녀의 전작이 주로 '섹시배우'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현세는 이보희를 보는 순간 미모에 반해 그 선택을 말릴 수 없었다고. "실제로 보니 청순 가련 그 자체였다'고 했다.
영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게스트로 곽경택 감독이 출연했다. 평소 이현세과 친분을 자랑하는 곽경택 감독은 이현세와 띠동갑이었다. '까치세대'인 곽경택 감독은 당시 이장호 감독이 만화에서 표현된 커브 장면을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했던 인터뷰를 기억해냈다. 만화 속에서는 화려하게 날아다니는 공들이 영상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래픽을 쓸까도 했지만, 7500만원인 영화 예산에 그래픽 한장면이 2500만원 든다는 소리에 포기했다고 이현세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현세는 자신의 딸 이름을 실제 '엄지'로 짓기도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엄지'라는 이름을 듣고 '너희 아빠 이현세야?'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때문에 딸은 유명인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장우의 외인구단'에는 유명한 OST로 정수라의 '난 너에게'가 있었다. 배철수가 LP를 꺼내 해당 노래를 플레이 시켰다. "생음으로 듣고 싶지 않아요?"라면서 배철수는 가수 그렉을 소개했다.
색약이었던 이현세는 미대도 갈 수 없었다. 당시 흑백이었던 만화를 그릴 수있을거라는 생각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현세. 정물과 수업에서 5분만에 꽃병을 완성한 자신과는 달리 쩔쩔매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의 소질을 알게 됐다는 이현세. 당시 그는 초등학교 2학년 9살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그는 만화를 그려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1원에 만화를 팔아 어묵을 사먹기도 했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상경한 것이 그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만화가 협회에서 받은 정보를 가지고 무협지를 배우기 위해서 서울에서 무작정 돌아다닌 이현세. 아무도 그를 써주지 않아서 결국 그는 경기도에 있는 순정만화 작가 '나하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순정 만화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장르를 돌려 개그만화 이정민의 문하생이 된다.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선배들이 쓸 먹물을 벼루에 가는 것을 시작으로 속옷 빨래부터, 혹독한 일을 도맡아야 했다. 게다가 답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통행금지를 피해서 막걸리를 외상으로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는 것. 모든 일 중에서도 그가 제일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anndana@osen.co.kr
[사진] MBC '배철수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