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자니 윤(윤종승)이 향년 84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코미디계의 대부'라고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 방송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자니 윤의 과거가 재조명되면서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자니 윤은 지난 8일 오전 4시(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요양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뇌출혈을 앓고 있었던 자니 윤은 별세 나흘 전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미국식 토크쇼 코미디를 선보였던 자니 윤. 그는 지난 1959년 방송인으로 데뷔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웨슬리언대학교에서 성악과를 졸업했다. 대학 생활 이후 미국에서 영화배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던 자니 윤은 재치 있는 입담과 좌중을 압도하는 유머로 현지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동양인 최초로 '자니 카슨의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하기도.

독특한 말솜씨와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국인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자니 윤은 NBC 방송국과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활약했다. 그러던 중 자니 윤은 한국으로 넘어와 1989부터 약 2년 간 '자니윤 쇼'를 진행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단독 토크쇼를 진행한 그는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반응을 이끌어내며 유일무이한 토크쇼를 만들어냈다. '자니윤 쇼'를 시작으로 '주병진 쇼', '이홍렬 쇼', '서세원 쇼' 등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방송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자니 윤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요양을 했다. 노후를 보내는 과정에서 이혼을 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때에는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활동했다. 2년 뒤 임기 종료를 앞두고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한 자니 윤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치료와 요양 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심각한 치매로 고생하기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자니 윤은 LA의 한 요양시설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지난 4일 갑작스런 혈압 저하 등으로 입원했고,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한편, 자니 윤의 시신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된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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