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역대급 시청률을 자랑하며 뜨거운 인기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친숙한 트로트 장르, 참가자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실력, 센스있는 무대 연출 등이 최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이가운데 '미스터트롯' MC 김성주의 뛰어난 진행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성주는 tvN '슈퍼스타K' 시리즈를 8년동안 맡아온 만큼 '미스터트롯'에서도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며 능수능란한 면모를 뽐냈다. 탄탄한 경력으로 다져진 그의 내공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에 힘입어 김성주는 마스터와 출연자들 사이에서 중심축을 맡으며 '미스터트롯'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미스터트롯’은 12일 오후 10시 결승전 생방송만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최고조로 치솟은 상황. 7인의 참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김성주의 생방송 진행 역시 기대포인트다. 김성주의 깔끔한 진행능력, 재치 넘치는 입담은 생방송 때 더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성주는 ‘미스터트롯’을 어떤 마음으로 임했을지, 또 결승전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MC를 맡고 있다. 어떻게 하게 됐는가?
‘미스트롯’을 처음 기획할 때 서혜진 국장이 직접 집 근처로 찾아오셨다. 기획안을 받았는데 사실 그때만 해도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반신반의했다.
내가 Mnet ‘슈퍼스타K’ 시리즈 MC를 8년동안 하지 않았나. 그 과정 속에서 오디션 프로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음악전문 채널도 아닌 종편채널에서, 더군다나 장르도 처음 시도하는 트로트라는 점에서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한번 해보자며 직접 기획안을 들고온 서혜진 국장의 모습에 묘한 믿음이 생겼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연출자의 확신에 찬 모습이 매우 인상깊었다.
Q. 오디션 프로그램 MC 하면 바로 김성주가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 역시 그런 맘이 아니었을까?
감사하게도 당시 서혜진 국장을 비롯한 제작진이 내 진행 능력을 인정해주시고 믿고 맡겨주신 것이 컸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반 사회를 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승부가 나야하다 보니 순발력, 판단력, 그리고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목소리 등 다양한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작진이 공감하고 나를 신뢰해준 것 같다.
Q. ‘미스터트롯’ 제작진과의 끈끈한 신뢰가 돋보인다.
솔직히 첫 녹화 때까지도 트로트 장르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회식때나 불러봤지 그냥 어르신들의 노래라고 치부했었다. 엄청 걱정했다. 또 ‘미스트롯’ 초반에는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망하는 게 아닐까 우려도 했다.(웃음) 하지만 제작진을 향한 믿음으로 도전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서혜진 국장과 제작진의 스타일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보통 프로그램을 만들 때 '여기까지는 굳이 안해도 될 것 같은데? 다들 피곤해지니 그만하자'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들은 시청자가 좋아할거라는 확신만 있으면 거기까지도 밀어붙인다. 본인들이 먹게 될 욕을 감수하면서도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것들을 무릅쓰고 하니까 확실히 차이가 났다. 서혜진 국장만의 추진력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끈 것 같다.

Q. 그간 진행을 맡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다 성공했다.
운이 좋았다. ‘미스터트롯’이 시청률이 30%가 넘었는데,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이 이런 시청률이 나올 수 있나 싶더라. 더욱이 종편에서 처음 있는 일이지 않나. 정확히 10년 전인 2010년 ‘슈퍼스타K 시즌2’ 때 같은 경험을 했다. 당시 허각-존박이 라이벌 구도로 화제를 모았는데 결승전 시청률이 19.3%를 기록했다. 그때도 케이블에서 경이로운 수치를 거두면서 tvN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다.
그런 비슷한 감정을 10년만에 또다시 ‘미스터트롯’으로 느끼게 됐다. 꼭 10년만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에게도 뜻깊은 발자취가 됐다. 케이블과 종편 둘 다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남길 수 있어 뿌듯하다.
Q. 오디션 전문 MC로서 느낀 ‘미스터트롯’만의 차별점과 성공이유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방송 초반에 시각적인 것으로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후에는, 오로지 무대와 실력만을 집중해서 보여준다. 그동안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무대 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다. 가령 합숙소 이야기, 연습 도중의 갈등, 가족사 등등을 자주 다루면서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냈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은 노래하는 무대에 중점을 뒀다. 무대에만 신경을 쓰고 좋은 퍼포먼스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치열하게 보여줬다.
이러한 점들은 MC인 나에게도 좋았다. 무대 뒤에 비하인드 스토리보다는 무대 위에 공연이 계속 될수록 나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은 무대에만 집중하니까 내가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
또 녹화로 진행하면서 제작진은 더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출연자의 목소리에만 집중하고 위트있는 자막을 곁들여 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끔 한 게 좋았다. 그 결과 좋은 시청률이 나온 것 같다.
Q. 진행을 하면서도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MC를 하면서 트로트의 힘을 발견했다. 녹화를 할 때 사실 밤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대를 보며 노래를 들을 때는 힘이 하나도 안든다. 그러다 녹화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쉬었다 하자고 하면 힘들다.(웃음) 이것이 진정한 트로트의 힘인 것 같다. 내가 처음 듣는 노래라도 트로트는 가사 전달력이 뛰어나 몰입하게 된다. 왜 어르신들이 트로트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Q.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도 잘될 것이라 예상했나?
‘미스트롯’ 제작진이 믿는 구석이 있으니 ‘미스터트롯’까지 이어가지 않았겠나. 잘될 것이라 예상했다. ‘미스터트롯’은 무대의 폭이 더 확장된 것 같다. 봉춤까지 나오지 않았나. 아무래도 남성 출연자들이 체력과 박력이 좋다 보니 날아다니면서 춤을 춰도 호흡이 가능했던 것 같다.
첫 녹화, 특히 신동부를 보면서 많이 감탄했다. 김희재, 양지원, 이찬원, 김수찬 등 모두 대박이었다. 제작진이 시청률에도 자신감을 가질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방송 나간 후에 가족들, 지인들 반응을 듣게 됐는데 현역부, 유소년부 등에서도 좋아하는 출연자들이 쏟아졌다. 그만큼 매력적인 포인트가 많다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했다.
Q. 오디션 MC로서 꼭 지키는 부분이 있다면?
난 항상 녹화 전에 작가들을 만나 미션의 룰에 대해 물어본다. 룰을 명쾌하게 해달라고 말한다. 혹여나 흐지부지하게 하거나, 도망갈 구멍이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첫번째 철학이다.
또 시청자들이 잘한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다. 만약 특정 인물을 밀어준다거나, 그런 의혹이 있으면 나도 집중해서 못한다. 그만큼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한다.
방송에 내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와서 당황한 적이 있다. 혹시라도 생길 오해 때문에 제작진에게 노래를 듣는 내 모습을 방송에 내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한 적도 있다.
아무래도 명품 무대에는 나도 사람인지라 정통트로트에는 눈시울을 붉히게 되고, 방송에 나가진 않았지만 댄스트로트에는 춤을 추기도 한다. 방송에 담겨진 내 반응에 대해 시청자들이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