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학당' 이승철, 국민 가수→국민 수다꾼…제대로 펼친 입담 한판 [Oh!쎈 레터]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3.12 16: 37

“도올 선생님은 순수하시고 본능적으로 유머가 많으신 분인데, 그 옷고름을 풀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게 나다.”
‘도올학당 수다승철’ 온라인 기자간담회 당시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도올 김용옥을 무장 해제 시키겠다고 자신한 가수 이승철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도올 김옹욕과 30년 지기인 만큼 찰떡 호흡을 자랑했고, 도올 김용옥이 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도맡아 하며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11일 첫 방송된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도올학당 수다승철’에서는 도올 김용옥과 가수 이승철이 출연해 ‘지금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걸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강연을 펼쳤다. 이날 게스트로는 배우 정우성이 출연했다.

방송화면 캡처

이승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도올학당 수다승철’ 문이 열렸다. 김용옥이 ‘도올’이라는 호를 가지고 있든 이승철은 자신의 호가 ‘수다’라고 이야기하며 “수다가 가볍게 느껴지겠지만 수다의 힘은 강하다. 말을 나누면 상대를 이해하고 답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요즘 감성으로는 훨씬 수다가 감성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끄는 MC 같은 모습으로 ‘도올학당 수다승철’을 이끌었다. 정우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 앉으려 하자 투샷을 거부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줬다. 정우성에게 “어떤 영화를 가장 애정하느냐” 등의 궁금한 질문을 던지면서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했고, “영화 홍보하러 온 것 아니냐”, “정우성의 영화를 봤느냐” 등의 수다로 추가 대화를 이끌어냈다.
30년지기 도올 김용옥과는 티격태격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도올 김용옥이 정우성의 편에서 옹호하자 토라지는 모습을 보인 것. 과하지 않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몸동작으로 웃음을 이끌어냈고, “저도 제 돈 써요” 등 울컥하는 모습이 딱딱한 강연을 부드럽게 풀어줬다. 도올 김용옥도 이승철의 돌직구 질문에 “유치한 질문이다.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이승철도 “대중은 이런 걸 원한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런 게 뜬다”고 맞받아치며 웃음을 선사했다.
도올 김용옥의 강연을 들을 때는 집중했다. 도올 김용옥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손동작 등도 놓치지 않는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도올 김용옥이 물어보는 말에 답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칭찬에 쑥스러워 하는 모습은 ‘국민 가수’가 아닌 한 명의 수강생 같았다. 그러면서도 도올 김용옥의 말에 적절하게 추임새를 넣고 부가 설명을 넣으며 이해를 도왔다.
이승철이 빛난 건 도올 김용옥과 게스트들 사이에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정우성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익살 맞은 농담을 건네면서 분위기를 풀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정우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꾸밈없이 털어 놓으며 모두를 집중하게 했다. 묻기 어려운 질문도 선을 넘지 안는 선에서 건네며 게스트를 배려하기도 했다. ‘수다’가 필요할 때 ‘수다’라는 호를 가진 이승철의 모습이 빛났다. ‘국민 가수’가 아닌 ‘국민 MC’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흐름을 매끄럽게 이끌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수’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았다. ‘오늘의 음악’ 코너를 통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며 도올 김용옥의 강의와 정우성이 강조한 이야기의 핵심을 짚었다. 도올 김용옥의 ‘이성’과 가수 이승철의 ‘감성’이 더해지면서 모두가 더 큰 울림을 선물 받았다.
도올 김용옥은 이승철을 두고 “나이를 먹어가고, 짧은 인생인데 생각하는 것은 대중과 친밀하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점이다. 그걸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이승철이다”, “이승철은 섬세하다. 일기를 쓰고 있는데, 자기 반성 등을 하는 사람이다. 오늘의 이승철이 그냥 있는 게 아니고, 내면에 뭔가가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김용옥의 말처럼 이승철은 ‘도올 김용옥’을 어려워하거나, 그의 강연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이해하기 쉽게, 보다 재밌게 도올 김용옥의 이야기를 짚어주면서 토크, 메시지의 맥을 짚었다. 특히 도올 김용옥과 젊은이들의 소통 창구로 활약했고, 하기 예민한 돌직구 질문을 던지며 웃음도 선사했다.
이승철이 있어 도올 김용옥의 강연은 더욱 재밌고 풍성해졌다. 이승철의 활약 속에 도올 김용옥의 강연은 맑고 영롱한 호수가 됐다. 도올 김용옥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회오리 바람, 새로운 예능 치트키가 될 것이라 강조한 만큼 앞으로 이승철의 활약은 물론 도올 김용옥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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