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가 '메모리스트'를 통해 형사로 돌아왔다. 때 아닌 외모 악플 논란은 제쳐두고, 아역부터 연기 경력만 23년 가운데 처음으로 도전하는 형사 연기가 믿음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가 11일 밤 첫 방송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메모리스트'는 국가 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유승호 분)과 초엘리트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 분)가 미스터리한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드라마다.
이에 첫 방송에서는 동백의 초능력 '기억 스캔'을 중심으로 한 사건들이 펼쳐졌다. 동백이 자신의 초능력을 세상에 고백하고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나 과잉 진압 논란으로 인해 정직 처분까지 받은 것.
주인공의 초능력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감춘 채 사건을 전개하며, 능력이 공개될 때의 희열감을 강조하는 기존의 드라마와 다른 전개 방식이 펼쳐진 상황. '메모리스트'는 참신한 캐릭터 플레이로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진=tvN 제공] '메모리스트' 첫 방송.](https://file.osen.co.kr/article/2020/03/12/202003121729775541_5e69f9bdb66e7.jpg)
그 중심에는 타이틀 롤이자 그 뜻처럼 '메모리스트'로 변신한 유승호가 있었다. 능청스러움은 물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기억 스캔'이라는 능력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유승호의 모습이 작품의 묘미를 배가시킨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를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한 유승호다. 과거 다수의 아역 배우들이 어린 시절 특정 캐릭터로 강한 존재감을 남긴 뒤 이미지 변신에 애를 먹었던 반면, 유승호는 아역 배우로도 드물게 계속해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넓혔다.
영화 '집으로'의 철없던 소년부터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속 장애를 가졌던 아들까지. 유승호는 어린 시절부터 그만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만들며 스크린과 안방극장 관객들에게 '아역'이 아닌 '배우'로서 확고한 믿음을 심어줬다.
이후 이른 군 입대와 전역 후에도 변함 없는 기량을 보여주는 유승호를 향해 대중의 호감과 찬사가 이어졌던 터. 전작인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도 학원물과 성장기를 동시에 소화해낸 그가 '메모리스트'에서 다시 한번 자신만의 캐릭터 변천사를 쓰고 있다.

그렇기에 첫 방송 이후 불거진 때 아닌 외모 악플 논란도 가볍게 치부되는 모양새다. 초능력을 발휘하면서도 형사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소위 '벌크업' 과정을 거쳐 근력과 체중을 키우고 액션 스쿨까지 다닌 유승호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꼬박 20년. 잡음 없이 '잘 자라준' 그를 향해 팬들과 대중의 신뢰도가 굳건한 것.
실제 유승호는 '메모리스트' 첫 방송에 앞서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액션스쿨에 집중한 노력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OSEN에 "외적으로 보이는 모습 또한 충분히 배우로서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것인데 이를 신체 연기나 그 작업보다 '비주얼'로만 포커스 맞춘 게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승호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전까지의 20년처럼 '메모리스트' 본방송 2개월을 채워나갈 유승호의 연기 스캔은 어떨까. 비주얼 못지않은 연기 변화가 기대되는 바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