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중계' PD, 이유 있는 자부심 #상승세 #꼴찌고사 #트로트대전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3.14 12: 30

"만듦새는 정말 자신 있거든요".
'꼴지고사'로 반향을 일으키더니 '모태솔로 미팅'과 '트로트 신동 대전'까지 연이어 상승세다. 논리와 이성의 시대 무조건적인 편애로 응원과 힐링을 전하는 '편애중계'의 이야기다. 그 현장을 지휘하는 이재석, 손수정 PD를 만나봤다.  
MBC 예능 프로그램 '편애중계'는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작은 도전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들을 위해 편애중계진이 현장으로 달려가, 이유를 불문하고 오롯이 내 선수만을 편애하고 응원하며 그들의 도전을 중계하는 예능이다. 지난해 '섬총각 결혼 대작전'을 다룬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정규 편성됐다. 매주 화요일 밤 10시 대에 고투를 벌이다가 최근 금요일 밤 10시대로 편성 이동하며 '불금'을 달굴 예능 중 하나로 인식받는 중이다. 

[사진=MBC 제공] '편애중계'를 연출한 손수정(왼쪽), 이재석 PD가 인터뷰에 임했다.

이를 위해 실제 중계진으로 호흡한 김성주, 안정환의 축구팀과 '편애중계'를 통해 방송에 첫 발을 뗀 김병현과 모두가 인정하는 야구 팬 김제동, 농구 전설 서장훈과 '말맛'을 아는 재간꾼 붐까지. 각각 축구팀, 야구팀, 농구팀 등 총 세 팀에서 6인의 출연진이 맹렬한 편파 중계로 활약 중이다.
'공부가 전부가 아닌 세상'에서 꼴찌들을 응원한다는 '꼴찌 고사'부터 최근 7.7%의 시청률을 기록한 '트로트 신동 대전' 등 중계진부터 일반인 출연자들까지 시나브로 교감한 만큼 '편애중계'의 상승세는 납득할 만한 모양새다. 그러나 정작 이재석 PD와 손수정 PD는 "꺾일 것 같다", "뒷걸음질 치자 얻어걸렸다"며 한사코 겸손을 표현했다. 프로그램 초창기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면에서는 2~3%대로 고전했기 때문. 당시 경쟁작으로 '낭만닥터 김사부 2' 등 인기 드라마가 있던 만큼 편성 상 불가항력인 부분이었으나 못내 제작진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특히 제작진에게는 모든 아이템이 각별했기에 초기 시청률 고전의 아쉬움이 컸다. '편애중계'를 각인시키기 시작한 '꼴찌 고사'에 대해서도 이재석 PD는 "김제동 형님이 아이디어를 준 건데 시청률을 떠나서 애정을 갖고 있다. 출연해준 아이들도 너무 순수하고 착하고 귀여웠고, 저희의 기획 의도와 부합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제작진은 '트로트 신동 대전'에 대해서도 '편애중계'만의 기획 의도를 녹이려 애썼다. 이재석 PD는 "트로트라는 소재가 많이 다뤄진 만큼 우리만 보여줄 수 있는 의미에 부합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더라도 경연을 강조하기 보다 작곡가 분들의 곡을 선물로 주는 식으로 의미를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대본 없이 리얼리티를 살리는 점도 '편애중계'만의 묘미다. 실제 제작진은 일반인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과정부터 촬영까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섭외 단계에서는 방송을 어떤 홍보 수단이나 도구로 이용하는 출연자가 없는지 꼼꼼한 인터뷰에 임하고, 촬영 과정에서는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어떤 대본도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는 스포츠 중계처럼 '편애중계'만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이유다. 
그렇기에 이재석 PD는 "매 순간이 불안하다. 양날의 검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대신 그렇기 때문에 재미나 돌발 상황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했다. 손수정 PD는 '모태솔로 미팅' 편에서 흔한 애프터 데이트 장면조차 넣지 않았던 점을 언급하며 "실제로 저희도 굳이 방송 이후 어떻게 됐는지 여쭤보지도 않았다. 자연스럽게 출연자 분들에게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강요도 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일까. 지상파의 시청률 침체기에도 '편애중계'는 두드러지는 상승세로 각광받고 있다. 제작진은 이를 계기로 전체적인 고정 시청자 층을 넓힌 뒤 보다 기획력 강한 아이템들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재석 PD는 화요일에서 금요일로 편성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저희가 요청드렸다. 화요일에 방송할 때 항상 듣던 말이 '본방송 언제에요?'였다. 아무래도 그날, 그 시간대는 드라마를 위한 시간대였던 것 같다. 금요일로 바뀌며 더 많은 타사 예능이나 심지어 드라마까지 경쟁하는 느낌은 있지만 편안하게 예능을 틀어두는 시청자들이 많아진 느낌이다"라며 강한 만족을 드러냈다. 
나아가 그는 '트로트 신동 대전'의 마지막 에피소드와 다음 아이템인 또 다른 미팅 편이 방송되는 13일 방송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방송이 진짜라 본다. 저희끼리는 거품이 빠지지는 않을지 내기하고 있다. 대세인 트로트 아이템으로 한번 잘 나왔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이재석 PD는 "거창하게 방향을 정하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고 싶다. 구석구석에 응원이 필요한 분들이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기본적인 중심은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거다. 큰 그림이라기 보다 그 원칙만은 가져라겨고 한다. 변질 되지 않게 하고 싶다"며 "만듦새도 자부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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