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슬의생' 신현빈, 이 배우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 [인터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3.16 08: 43

올해 딱 데뷔 10년인 신현빈. 첫 영화 '방가? 방가!'에서 주연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새해에는 벌써 영화와 드라마 두 작품을 공개하면서 바쁘게 활동 중이다. '시작도 화려했고, 그 끝은 더욱 창대할' 배우이다.
그는 지난달 개봉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에서 사기로 생긴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고 불행의 늪에 빠져버린 주부 미란을 연기했다. 미란은 남편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인해 끊임없이 괴롭힘 당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고군분투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매 순간이 지옥 같은 그녀 앞에 진태와 연희가 등장하고, 이후 거액의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위기를 맞는 인물이다.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배성우, 정만식 등 캐스팅 단계부터 '충무로 올스타전'이라고 불린 어마어마한 내공을 지닌 배우들 사이에서,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신현빈이 눈에 띈다. '칸의 여왕'이자 대선배 전도연 옆에서도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현빈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완성된 작품을 처음 보면 많이 신경 쓰이고, 인물이 다양하게 나와서 다른 장면을 볼 땐 구경하게 된다. '지푸라기'는 예측하기 힘든 영화였다. 각각의 캐릭터 완결성도 있지만, 그 캐릭터 사이를 넘나들면서 어떻게 전체가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애를 많이 쓰신 것 같다"며 모든 배우가 그러하듯 자신의 부족한 점이 보였다고 했다.
원작 소설을 미리 읽은 신현빈은 "예전에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샀는데, '지푸라기'도 같이 왔었다. 알고 보니 '자동 이벤트 응모'로 당첨돼 우연히 읽었다. 제목이 강렬해서 재밌게 본 기억이 남아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받은 뒤에 '혹시 그 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신현빈은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며, 미란은 쉬운 인물이 아니라고 했다. "저마다 강도가 다를 뿐, 다들 있었을 것 같다. 하루하루 정말 편하지 않은 장면들을 연기해야 했고, 그런 것들이 매일, 매 순간 있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신현빈은 주로 선배 전도연과 연기했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라는 부담감도 느꼈다. "당연히 찍기 전부터 고민했다"며 "도연 선배랑 촬영하면서 전혀 긴장이 없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런데 경직이나 불편한 긴장감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신현빈은 "영화 구조상 미란이 연희에게 이야기를 가져가서 전달하고, 연희는 그걸 가지고 달려가야 했다. 내가 촬영을 초반에 했고, 도연 선배가 중간에 투입됐는데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 같이 촬영할 때 긴장하긴 했지만, 전부 좋은 긴장감, 좋은 자극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앞서 전도연은 후배 신현빈에 대해 "전작 '변산'을 굉장히 잘 봤고,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했다. 미란을 위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왔던데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큰 결심이고 각오"라며 "'이 친구는 배우로서 준비가 돼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주눅 든 모습도 전혀 없이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현빈은 선배의 칭찬에 "내가 최대치의 연기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혹시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으면 살짝 얘기도 해주시더라. 티 안 나게 챙겨주시는 면들이 있어서 진짜 감사했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오직 스타가 되기 위해 배우가 되진 않았지만,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고. 작품이 없을 때 '인간 신현빈'으로 지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쓰면, '배우 신현빈'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는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거나, 전시, 공연 등을 즐긴다. 친구들을 만나서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다. 그런 시간을 잘 보내면 작품을 할 수 있는 원동력, 자양분이 된다"고 말했다.
신현빈은 지난 12일 첫 공개된 방송가 기대작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만든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신작으로, 생로병사가 모여 있는 '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그린다. 신현빈 외에도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정문성, 김준한 등이 출연한다.
지난 10년간 뜻하지 않은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고, 노력한 것에 비해 아쉬운 결과도 있었지만, 과거보단 현재가 중요하다. 2020년은 출발부터 기운이 좋다.
신현빈은 "일부러 쉰 적은 없었는데, 무슨 일이든 뜻대로 되는 건 없나 보다. 그동안 여러 과정들이 '내 시기'였고, 필요했던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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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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