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습니까’ 성훈과 김소은이 힐링 로맨스로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힘든 시가 봄에 어울리는 따뜻한 감정을 나누고 싶다는 두 사람이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의 언론시사회가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주연 배우 성훈과 김소은, 김정권 감독을 비롯해 김소혜와 이판도가 참석해 직접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김정권 감독은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우선 그동안 대학교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수많은 현장에서 연출부와 조감독 생활을 하고 데뷔를 ‘동감’으로 했었다. 데뷔하고 나서 거의 일생을 영화 생각만 하고 달려왔다.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정말 흥행이란 것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어느 순간 보니까 내가 지쳐 있다고 느꼈다. 중국에서 드라마를 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했었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초심을 찾자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중국에 갔다 와서 그동안 내가 너무 상업적인 틀에 얽매여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작품은 하루키의 수필집처럼 일상의 소중함을 어깨에 힘 빼고 연출하자고 생각했다. 수필집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하고 연출했다”라고 말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극중 성훈은 까칠한 카페 마스터 승재 역을 맟았다. 겉으로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깊은 내면을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성훈은 극중 캐릭터에 대해서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카페 사장 승재 역을 맡았다. 잘못하면 커뮤니티에 올라갈 만한 갑질들이 몇 개 있어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다. 우리 장르가 로맨스다 보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성훈은 “시나리오 상에서는 사실 그렇게 터프하게 캐릭터가 표현돼 있지는 않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까 이런 캐릭터가 나왔다. 내 연기의 폭이 그것 밖에 안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다.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주변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그렇게 친절한 사람은 아니다. 사람을 챙겨도 주변 지인들만 챙기고 남은 남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승재가 보여주는 성격이 나에게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니다. 연기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훈은 영화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감독님과 친분 아닌 친분이 있었다. 그렇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친분 있는 사이였다. 작품을 같이 하자고 말씀하셨고, 감독님 평소의 감성과 마인드를 믿고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극중 김소은은 카페 아르바이트생 소정 역을 맡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 팍팍한 삶 속에서도 꿈과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번번히 실패,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결코 꿈을 잃지 않는 외유내강형이다.
김소은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고 내색을 잘 못하고 많이 쑥스러워하는 게 나와 좀 많이 닮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었기에 굉장히 수월하게 연기도 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귀여워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소은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 역을 맡은 고(故) 전미선과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김소은은 “우선 현장에서는 굉장히 호흡이 잘 맞아서 나도 딸로서의 감정 몰입도 굉장히 잘됐다. 연기하는데 있어서 되게 수월하게 촬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엄마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이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되시고 마음이 안 좋았다. 영화 보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슬펐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정권 감독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영화 ‘바보’를 할 때 차태현 씨 어머니 역할을 해주셨었다. 몇 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지만 기뻐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 배우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따뜻한 힐링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먼저 성훈은 “심각하고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따뜻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세계적으로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사람이 숨은 쉬고 살아야 하니까 극장에 오실 때도 마스크와 장갑을 하고 오시면 잘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시국에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게 잔잔한 감동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소은도 “밝고 가벼운 영화라 온 가족이 봐도 불편하지 않고 소소한 재미를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스크와 장갑 잘 착용하고 우리 영화 기분 좋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응원을 전했다.

김소혜도 “파스텔 같은 색깔이다. 진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만큼 보는 사람으로서 편안하고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가장 평범한 게 행복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 작품에서도 그런 평범함에서 힐링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잘 이겨내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토닥토닥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정권 감독도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움츠러 있기에는 답답함이 있다. 영화 보고 자신의 삶,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보시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소은과 성훈의 따뜻한 로맨스를 담은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오는 25일 개봉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