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이미지를 벗은 성훈의 까칠 로맨스는 통할 것인가.
배우 성훈이 예능을 떠나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다. 까칠한 카페 사장 역할을 맡아 김소은과 특별한 판타지 로맨스를 완성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속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하는 것과 달리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지며 따뜻함을 전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성훈과 김소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의 언론시사회가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성훈과 김소은, 김정권 감독 등이 참여해 직접 영화에 대해 소개하며 위기 속 “잔잔한 감동을 주겠다”고 전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극중 성훈은 까칠한 카페 마스터 승재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깊은 내면을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성훈은 승재 캐릭터에 대해서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갑질하는 카페 사장 역할이다. 잘못하면 커뮤니티에 올라갈 만한 갑질들이 몇 개 있어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다. 우리 장르가 로맨스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까칠한 카페 사장 승재가 된 성훈은 카페 아르바이트생 소정 역의 김소은과 특별한 로맨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 소정에게 냉정하고 무관심한 척 하지만 어느 순간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내며 애정을 표현한다. 까칠하면서도 속 깊이 다정한, 이른바 ‘츤데레’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성훈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서 “주변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그렇게 친절한 사람은 아니다. 사람을 챙겨도 주변 지인들만 챙기고 남은 남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승재가 보여주는 성격이 나에게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니다. 연기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성훈은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일단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감독님과 친분 아닌 친분이 있었다. 감독님 평소의 감성과 마인드를 믿고 해보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성훈은 이번 작품으로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와 대중을 만나게 됐다. 그동안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4얼’이란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성훈. 이번 작품을 통해서 예능 이미지를 벗고 까칠한 로맨스로 승부수를 던진 그다.

그러나 따뜻한 감성, 힐링 로맨스를 선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선 진부한 스토리는 극 전체를 지루하게 끌고갈 뿐이다. 기묘한 책의 등장이라는 판타지가 더해졌다고 하지만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갑자기 전개되는 승재와 소정의 로맨스 모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성훈이 맡은 승재 캐릭터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쌀쌀맞고 인정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한, 이른바 ‘츤데레’로 캐릭터를 설정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소정을 향해 소리치는 승재의 모습 뿐이다. 사실은 소정을 좋아하고 있었던 승재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갑작스럽다. 전체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승재와 소정 캐릭터 이해하기 힘들고 올드한 느낌만 남는다.
성훈이 가진 매력으로 승재 캐릭터를 얼버무렸지만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성훈의 매력이 아깝게 느껴진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재미, 편안한 힐링을 선사하겠다는 ‘사랑하고 있습니까’, 과연 성훈의 까칠한 매력이 이번 작품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오는 25일 개봉.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