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블 스튜디오의 첫 주자 '블랙 위도우'가 코로나19 사태에도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3~4월 개봉 예정이던 할리우드 영화들이 모두 일정을 연기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행보다.
영화 '블랙 위도우'(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어벤져스' 군단에서 강력한 전투 능력과 명민한 전략을 함께 겸비한 히어로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가 예고돼 전 세계 관객들의 폭발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 개봉을 4월로 확정하고, 메인 예고편과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본, 한국을 비롯해 유럽 및 미국까지 급속도로 퍼지며 전 세계로 확산돼 영화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 디즈니는 '뮬란', '뉴 뮤턴트', '앤틀러스' 등의 북미 개봉을 연기한다고 알렸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9) 개봉을 1년이나 미뤘다.
당초 '뮬란'은 3월 27일, '뉴 뮤턴트'는 4월 3일, '앤틀러스'는 4월 17일 북미에서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결국 포기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디즈니는 '블랙 위도우' 만큼은 오는 5월 1일 북미 개봉을 진행 중이다.
앞서 미국 매체 코믹북닷컴이 "질병관리본부가 앞으로 8주간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나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적극 권고했다. 5월 10일까지 해당되는 권고로, 5월 1일 개봉 예정인 '블랙 위도우'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나, 아직까지 바뀐 점은 없다.
17일 오후까지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측과 국내 홍보를 담당한 홍보사 측은 개봉 스케줄에 맞게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개봉 연기에 대한 질문에 '블랙 위도우' 측은 "본사에서 특별히 내려온 상황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배우 톰 행크스 부부, '토르' 이드리스 엘바, '왕좌의 게임' 크리스토퍼 히뷰 등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영화 '매트릭스4' 촬영이 중단됐다.
16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4,000명을 훌쩍 넘어섰고, 사망자는 74명이다.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블랙 위도우'가 정상적으로 개봉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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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