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킹덤’이 두 번째 시즌 ‘킹덤2’로 돌아왔다. 1년을 기다린 만큼 반응도 폭발적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공개와 동시에 한국판 좀비 장르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6부작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약 1년 후, ‘킹덤2’가 베일을 벗었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주지훈)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6부작으로 제작되어 지난 13일 공개됐다.
서사가 한층 강해진 스토리의 ‘킹덤2’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찬사를 얻고 있다.뉴욕타임스는 “한국 사극의 관습을 파괴한 작품”이라고 평가했고, 미국 포브스는 “‘글로벌 팬데믹’이 걱정된다면 ‘킹덤’을 봐야 한다”고 조명했다.
세계를 들썩이게 한 ‘킹덤2’.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이 궁금증에 대해 답하며 ‘킹덤2’의 열기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사극이라는 부분에 걱정, 김은희 작가와 호흡 행복.”
영화 ‘모비딕’, ‘특별시민’ 등을 맡은 박인제 감독으로서는 ‘킹덤2’는 도전이었다. 드라마라는 장르에 도전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받아 영상화하는 도전도 있었다.
“‘모비딕’, ‘특별시민’ 이후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이 많았다.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하고 싶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김성훈 감독에게 제안을 받았다. 다른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망 중 좀비물도 포함됐다. 도전이긴 했지만 걱정이 된 건 사극이라는 부분이었다. 사극은 단어, 미술, 역사적 배경 등을 공부해야 했다. 어떤 장르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킹덤2’에 임했다.”
김성훈 감독과 공동 연출인 만큼 호흡도 중요했다. 그리고 그동안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받아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도 박인제 감독에게는 ‘도전’이었다.
“김성훈 감독과 스킨십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다. 시리즈물인 만큼 감독이 바뀐다고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킹덤’이 시즌1에서 만들어 놓은 세계관 등을 최대한 이어가면서 감독의 입장에서 색깔을 내고 싶은 부분들을 내야 했다. 기본적으로 ‘킹덤’ 세계관을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의 색이 다르듯 몇몇 요소에서 내 색깔이 나왔을 것이다.”
“다른 분의 시나리오를 받아 작업한 게 거의 처음이다. 텍스트를 보고 영상화 시키는 작업이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반대로 영상화 할 때 어떤 그림을 만들까 재미를 느꼈다. 시나리오 쓰는 작업이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인데, 다른 분의 것을 받아서 작업하니 내 고민이 많이 줄어 행복했다.”

박인제 감독은 ‘행복했다’고 표현했지만 그는 고민과 사투를 펼쳤다. 고민의 결과는 ‘킹덤2’에 고스란히 보여졌다. 짧은 텍스트에 이 장면을 어떻게 꾸밀까, 이 배경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킹덤’이라는 드라마의 장르는 쉽게 말해 SF다. 하지만 독특한 건 실제 조선시대 고증에 맞춰 미술적인 부분이 접목됐다. 때문에 최대한 고증에 벗어나지 않는, 그런 점에서 많이 신경을 썼다. 경복궁 역시 그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촬영했다. 그리고 짧은 문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찍을 수 있는지 고민했다. 효율적이고 임팩트 있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캐릭터적으로는 창(주지훈)의 능동성을 강조하려고 했다. 창의 피칠갑 상복을 보고 곤룡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신데, 그렇게 보였드면 좋겠다 싶어서 일부러 피를 더 묻힌 부분도 있다. 여러 부분에서 숨겨진 연출과 의도가 있었는데 팬 분들께서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킹덤2’는 현재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역병이 창궐한다는 부분과 치료법을 구하기 위해 의녀가 고군분투하는 모습 등이 맞닿아 있는 것. 미국 포브스가 ‘킹덤2’에 주목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작업에 임한 게 2년 전이다. 그때는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장르의 확장성 기대…전지현 시즌3 주인공? 이야기, 캐릭터는 김은희 작가의 몫.”
‘킹덤2’는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김상호, 진선규,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허준호를 비롯해 박병은, 김태훈 등이 합류하면서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서사적인 요소에 집중했고, 전 시즌보다 더 속도감 있는 전개를 펼치면서 시즌1에 뿌렸던 ‘떡밥’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확실한 세계관을 구축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벌써 높이ㅌ 고 있다.
“감독, 작가로서 장르의 확장성은 행복한 부분이다. ‘에일리언’ 영화도 보면 인류의 본질까지 확장이 되지 않았느냐. ‘킹덤’도 확장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킹덤2’ 엔딩에서 전지현이 등장할 때 음악 등이 달라지면서 아예 장르가 달라지는 느낌을 주는데, 확장성이라는 부분과 맞닿아있다. 이제 ‘킹덤’이라는 한 왕조가 끝나고, 시즌3부터는 새로운 ‘킹덤’, 즉 새로운 왕조가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조금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었다.”

‘킹덤2’는 공개만으로도 화제를 모았고, 그 이야기게 관심이 집중됐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어서 ‘시간 순삭’ 콘텐츠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킹덤2’의 마지막에는 전지현이 깜짝 등장한다. 전지현을 주인공으로 하는 ‘킹덤3’에 대한 예상과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드라마 장르에 부합하는 방식은 시청자를 끝까지 잡아두게 하는 요소다. 에피소드의 엔딩에 임팩트를 줘서 다음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지현의 등장은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거시적인 결과물이다. 촬영 분량은 짧고, 특별출연인 만큼 촬영이 모두 끝나고 제일 마지막에 찍었다.”
“시즌3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시즌3 역시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쓸텐데, 시즌3르를 바라보는 내 입장은 ‘킹덤’에 대한 팬심이다. 전지현이 시즌3에 어떤 역할을 맡을지, 어린 왕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새로 등장한 훈련대장 등은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에 대한 건 모두 개인적인 내 상상이다.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김은희 작가의 몫이라 생각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