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의 품격"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이 또 증명한, 이 남자의 연기법 [어저께TV]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0.03.19 06: 52

'그 남자의 기억법' 첫방송이 시작된 가운데. 김동욱이 대상의 품격으로 무게감있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의 연기력에 대한 가치를 또 한 번 입증한 셈이다. 
18일 방송된 MBC 수목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연출 오현종, 이수현, 극본 김윤주, 윤지현)'에서 김동욱이 또 한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날 이정훈(김동욱 분)이 뉴스 앵커로 첫 등장, 갑자기 프론트 대본이 고장이 난 탓에 정훈이 대본을 대부분 숙지하고 있어야했다. 언제 장치가 고쳐질 지 모르는 상황. PD는 정훈을 전적으로 믿었고, 정훈도 "해보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정훈은 생각했다. 정훈은 '시간의 법칙은 견고하다, 앞으로만 흐르며 절대 되돌릴 수 없다'면서 '그러나 시간을 역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억'이라고 속으로 되뇌이면서 실수 없이 뉴스를 진행했다. 정훈은 '불행히도 난,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한다'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정훈이 집에 돌아오자, 의사 주치의인 유태은(윤종훈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훈을 걱정한 것. 정훈은 "어차피 똑같은 머릿 속, 앞으로도 쭉 같을 건데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다"면서 "25년 했으면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냐"며 진찰을 거부했다. 유태은은 "그게 벌써 25년 전, 끔찍하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정훈은 자신이 맡은 뉴스 인터뷰에서 모태범 회장이 자신의 수행비서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사실을 폭로했다. 생방송으로 단독적인 도발행동을 벌인 것이다. 
모회장은 "대답 가치도 없다"고 했으나 정훈은 병원 진료기록서를 나열하면서 "3년 전 취재를 위해 찾아뵌 적 있다"며 그때 수행비서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기억했다. 정훈이 당시 폭력현장을 목격했던 것이다. 
정훈은 "나를 비롯한 목격자, 병원진료기록, 블랙박스 영상까지 증거가 많다"며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았으나 그는 묵묵부답했다. 정훈은 뉴스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후속보도를 할 것이라며 프로다운 앵커 모습으로 이를 마무리했다.
방송이 끝난 후 정훈은 피해자 수행비서에게 "이게 끝은 아닐 것, 회유든 협박이든 합의를 원할 것"이라면서 각오하라 조언, 자신이 아는 인권변호사 명함을 건네며 그를 챙겼다. 
퇴근하는 길,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정훈은 첫 눈에 반했던 정서연(이주빈 분)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첫 사랑이었던 연인이 눈이 오던 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 정훈은 또렷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태은의 父인 유성혁 교수(김창완 분)은 학생들에게 "뇌가 망각하지 못해 아무 것도 기억 못 한다면 어떻게 될까,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데 장애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뇌가 기능적으로 담당해도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힘들 것, 하지만 망각하지 못하고 10년이 지나도 기억이 생생해진다면 어떨까"라며 강의했다. 
과잉기억증후군,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아 여전히 똑같을 것이라고. 그의 강의 내용은 정훈에 관한 것이었다. 국내 유일한 과잉기억증후군에 걸린 정훈에 대해 여전히 검사 중이었고, 아들 태은에게도 정훈의 검사 결과를 보고하라며 속력을 올렸다. 
드디어 정훈과 하진의 인터뷰날이 됐다. 정훈은 인터뷰를 확인하기 위해 하진의 대기실을 먼저 찾았다. 정훈은 질문할 것에 대한 리스트를 건넸으나 하진은 개의치않고 유쾌하게 대응했다. 정훈은 개인적인 인터뷰를 하겠다면서 "SNS를 보니 일관성없고 변덕이 심하더라"며 역시 촌철살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급기야 유명인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며 공격했고, 하진은 당황했다. 정훈이 무책임함이 솔직함으로 둔갑하는 것인지 묻자, 하진은 "모르겠다 , 내 감정에 복잡하게 굴고 싶지 않다"면서  "그냥 단순하게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새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에 정훈은 깜짝 놀랐다. 첫사랑인 서연이 좋아하는 말이라며 똑같은 말을 했던 것이다. 생방도중 얼어버린 동욱, 하지만과 PD가 불러도 말이 없었다. 하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동욱을 터치했고, 동욱은 그런 하진의 손을 잡고 바라봤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멈춰선 만큼 지켜보는 시청자들까지 숨죽이게 했다. 특히나 촌철살인 앵커인 이정훈 역을 맡은 김동욱의 무게감 있고 깊이있는 연기는 단번에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스펀치처럼 빨아들였다. 
차분하면서도 팩트를 날리며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꼬집고 바로잡으려는 프로페셔널한 앵커모습, 하지만 그 뒤로 첫사랑을 잃은 슬프고 아픈 내면의 감정을 이끌어냈다. 모든 걸 기억하는 과잉기억 증후군의 남자 이정훈, 그런 이정훈을 그릴 김동욱의 또 다른 연기 변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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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 남자의 기억법'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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