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찾아' 박민영, 쓰러진 문정희 초록 눈 봤다..10년전 진실 알게 될까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4.14 07: 47

‘날찾아’ 박민영이 문정희의 초록 눈을 목격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 13회에서 임은섭(서강준)은 목해원(박민영)이 떠날 것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원이 언젠가 돌아갈 것이라는 걸 이해하는 은섭의 유일한 바람은 그가 마음 아프지 않게 떠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모 심명여(문정희)가 감추고 있던 진실이 베일을 벗고 있어, 그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가 됐다.

2010년 9월 5일 명여(문정희)는 윤택(황건)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는 20년간 밥 먹듯이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어왔지만, 이렇게 아무런 이유 없이 말 한마디로 관계를 정리하려는 그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끈질기게 찾아가 매달려도 봤다. 그러나 명여는 “윤택아. 잘 살아. 네가 좋아하는 결혼도 하고, 더 좋아하는 애도 낳고 보란 듯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라고만 답했다.
명여의 얼굴에는 시련을 당한 윤택보다 더한 슬픔이 서려 있었다. 사랑하지만 형부 주홍(서태화)을 죽인 죄를 모두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간 언니 명주(진희경)만 생각하면 감히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자신을 붙잡아오는 윤택에게 곁을 내주지 못한 건 작가의 삶을 포기하고, 한쪽 눈마저 잃은 자신은 이미 다 시들었기 때문. 윤택은 또 한 번 뒤돌아 가버리는 그를 보며 처절한 울음을 토해냈다. 
해원과 은섭은 젊은 날의 명여와 윤택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를 더 깊어지는 사랑으로 채워갔다. 헤나도 같이 해보고, 달콤한 입맞춤으로 단잠을 깨워보기도 하는 두 사람의 얼굴엔 사랑이 가득 번져 있었다. 특히 해원은 비밀스러운 고백을 써 내려간 은섭의 책방일지를 보게 됐고, 자신이 모르고 있는 과거의 시간 곳곳에 그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릴 적 자신의 손에 장수풍뎅이를 올려줬고, 호두하우스에서 요정 같던 해원에게 새삼 더 반했단 사실, 휘(김환희)라고 우겼던 ‘아이린’의 정체, 그리고 그토록 궁금했던 낙동강 사건의 전말까지 다 알게 되자, 은섭의 묵직하고도 오랜 진심에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마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해원과 은섭에게도 봄은 없는 것일까. 책방에서 함께한 시간들은 마치 모래 위에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성처럼 불안했다. 해원과 은섭의 사랑은 그가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봄이 오면 끝나기 때문.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때까지 부디 행복하기를”이라는 은섭의 책방일지에 적힌 글처럼 행복은 해원이 서울로 내려가기 전까지만 지속되는 것이었다.
달콤한 시간의 끝은 속수무책으로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새들이 정겹게 지저귀며 하루의 시작을 알린 어느 아침, 명여를 깨우러 들어간 방 안엔 몸을 축 늘어뜨리고 쓰러진 그녀가 있었다. 가뜩이나 이모가 머리가 아파 죽을 것 같다며 한바탕 해원의 속을 뒤집어 놓았던 적이 있어, 눈앞에 펼쳐진 명여의 모습에 그녀는 더 불안했다. 목 놓아 “이모”를 연신 부르는 해원의 애타는 목소리에 겨우 눈을 뜬 명여. 이내 해원은 그의 해묵은 슬픔과 10년 전 사건에 대한 사연이 담긴 초록의 눈을 목도했다. 이제는 검은 진실과 마주할 시간이었다.
“해원아 네가 언젠가 이곳을 떠날 거라는 걸 이해해. 나는 전부 다 준비하고 있어. 다만, 네가 이곳을 떠날 때 마음이 그리 무겁지 않기를. 그저 행복하게 웃으며 가기를 조금도 아주 조금 아프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게”라는 은섭의 바람대로 다가오는 봄, 해원은 편안하게 북현리를 떠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날찾아’는 매주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날찾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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