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정착한 대한 외국인들의 삶을 전하며 새로운 포맷으로 특집 방송을 전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어딘가 식상한 포맷이란 느낌은 떨칠 수 없는 방송이었다.
16일인 오늘 방송된 MBC 에브리언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외국인 이웃들의 한국살이 특집이 그려졌다.
이날 MC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확 달라진 새로운 포맷을 소개했다. 특집방송의 주제로 MC들은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가 될 것 같다,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한국살이로 새로운 포맷이 될 것"이라면서 "사태진정 후 기존포맷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특집 첫회의 주인공으로 한국살이 1년 반 차 덴마크 출신 시슬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살이 5년차 멕시코 출신 크리스티안, 한국살이 10년차 미국출신 육아대디 크리스 존슨도 소개했다.

이어 코로나19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을 전했고, 이탈리아 상황을 물었다. MC 알베르토는 이탈리아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알베르토는 "한국이 방역을 잘해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가 적은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재기가 많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사재기 청정지역이라 덧붙였다.
계속해서 외국인 친구들이 과연 한국살이를 어떻게 현명하게 했을지 덴마크 출신 시슬부터 모습이 그려졌다. 시슬은 소녀시대 팬이라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일화를 전하며 한국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고. 이어 모델일을 하며 생활한다고 덧붙였다.
셀프 인테리어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시슬은 아침부터 일어나 직접 셀프인테리어 만들기에 나섰다. 페인트샵에 직접 들려 집에서 페인트칠은 물론 드릴로 조명까지 다는 등 다양한 매력을 보였다.
이어 한국살이에 대한 의미를 묻자 시슬은 "내면에 집중하는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면 덴마크, 빠르고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삶을 원한다면 한국이 좋을 것"이라면서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 많아 의미가 있어, 사람들도 친절해 좋은 감정 뿐이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삶이 더 즐겁다는 시슬은 "몇 년은 한국에서 지낼 것 같다, 어쩌면 평생 지내게 될지도 몰라,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갈 것"이라 말했다.그러면서 "한국에서 사는게 너무 행복하다"며 한국사랑을 보였다.

두번째 한국살이 주인공 육아대디 크리스존슨이 소개됐다. 한국 살게된 계기를 묻자 크리스존슨은 "교환학생 왔다가 자연스럽게 아내를 만나 정착하게 됐다"면서 한국살이가 어느덧 10년차라 했다.
이어 귀여운 두 딸을 소개했다. 코로나19때문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휴원해 집에서 아이를 돌보게 됐다는 그는 아침부터 아이들을 위한 볶음밥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다문화 가정이기에 두 딸이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자연스럽게 하길 원하지만 아이들이 영어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유였다.
열정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려는 크리스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영어를 싫어한다며 급기야 자리에서 이탈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웃음을 안겼다.

세번째 한국살이 주인공 크리스티안을 만나봤다. 한국에 온 이유를 묻자 크리스티안은 "한국예능 때문"이라면서 "멕시코에서 MBC '세바퀴'를 우연히 봤다 , 나도 보면서 웃고싶단 생각에 한국어를 공부, 한국문화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온 첫 날, 인천 송도에 도착했다, 완전 현대적인 미래도시, 한국이 미래라 생각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멕시코는 '칼리모초'라는 멕시코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던 크리스티안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홈VR 게임을 시작했다. 크리스티안은 "VR이 내 일상이 되고 있다, 한국에 안 왔으면 못 구했을 것"이라면서 "정말 최신기술을 인정한다, 한국 정말 잘왔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사랑을 보였다. 급기야 "멕시코 돌아가라 해도 못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로써 세 사람의 한국살이 모습이 끝난 후 MC들은 특집 첫회에 대해 "알차게 꾸며졌다, 사회적 거리를 두고 사람들 만나기 쉽지 않은 요즘인데, 각자의 방식으로 코로나19로 이겨내는 모습이 좋다"면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 친구들의 각양각색 다양한 한국살이 많이 기대해달라"며 순조롭게 마무리된 듯 했다.
코로나 19여파로 기존 포맷을 무너뜨리고 '집콕'을 독려하기 위한 외국인들의 한국살이 포맷. 세계적 팬데믹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는 제작진들의 선택이었지만 기존 KBS 1TV에서 방영하는 '이웃집 찰스'란 프로그램의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단순 여행이아닌 낯선 한국이란 땅에서 정착하기 위해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리얼한 스토리를 담은 이야기이기에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목만 다를 뿐, 똑같이 흘러가는 포맷은 식상함마저 들게 만들었다.
'특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순히 시간대를 채우는 방송이 아닌 조금더 신선한 포맷을 접목시켰을 순 없었을까.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언젠가는 기존 포맷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한없는 약속. 시청자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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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서와 한국'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