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에서 황금 같은 브로맨스를 보여준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돌아온다. 처음 본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귀환한 베테랑 배우들의 컴백이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든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측은 5일 오전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공식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이에 두 주연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 홍원찬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에 맞춰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홍원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장르적 쾌감이 극대화된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를 표방한다. 특히 '신세게'에서 브로맨스로 극찬받은 황정민과 이정재가 재회한 작품으로 벌써부터 국내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다만악'이라는 약칭까지 일찌감치 얻으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홍원찬 감독은 독보적인 제목 탄생 배경에 대해 "이야기가 원죄를 가진 인물이 다른 인물을 구하면서 본인도 구원받는 내용이다. 주기도문의 마지막 문장인데 거기서 착안해서 제목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가제로 삼은 거였다. 제목도 길고 느낌이 센 것 같아서 안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갈 줄 몰랐다"고 놀라기도 했다.
또한 황정민은 촬영을 마친 영화에 대한 한줄 소감에 대해 "어이 브라더, 이게 뭔 일이래"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영화 '신세계'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이정재에게 건넸던 대사를 인용하며 재치있게 '다만악'에 대한 한줄평을 남긴 것. 이정재는 "너무 좋았는데,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좋다는 표현도 부족하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현장 이 외에서도 그렇고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화답하며 '다만악' 촬영을 회상했다.

황정민은 '다만악'에서 맡은 인남 역에 대해 "액션 영화니까 몸을 만들거나 사고가 나서 다치면 촬영이 멈추니까 지장을 안 주려고 액션에 치중했다. 상의 탈의가 있는데 청부살인업자 역할인데 배가 나올 수 없지 않나.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경림이 얼마 만에 몸을 만들었는지를 묻자, 그는 "계속 운동하고 PT를 받았다"며 겸손을 표했다.
이정재는 '다만악' 속 레이 역을 위해 직접 의상까지 신경 썼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작품 하면서 의상이나 스타일링에 관여하진 않았다. 제가 관여하면 제 스타일만 반복되는 수가 생기니까 웬만해선 얘기를 잘 안 드리고 준비해주신 거 위주로 다 입었다. 그런데 이번 건 조금 어려웠다. 그래서 의상을 준비해야 하는 아이템도 굉장히 여러군데서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랑 같이 1차 회의를 할 때 쉽지 않은 캐릭터라 판단돼 개인적으로 하는 스타일리스트 분과 함께 호흡해서 의상을 만들게 됐다"며 "테스트도 많이 해보고 이것저것 많이 입어보고 헤어스타일도 핑크색 가발도 쓰고 하늘색 가발도 써봤다가 정했다. 결국엔 여러 시도를 해보다가 지금 스틸의 룩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액션 영화인 만큼 시그니처 액션 장면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터. 이정재는 "무술 감독님이 합을 너무 많이 짜놔서 하루 이틀 만에 외울 합이 아니었다. 꼬박 일주일은 연습했어야 할 합이었다. 그런데 많이 도와주셔서 잘 찍긴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감독은 "이정재가 본인이 멜로 배우라고 투덜투덜 하면서도 몸이 액션이었다.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현장에서 임팩트 있는 동작이 필요하겠다 판단해서 추가됐다. 선배님이 준비를 많이 하셔서 잘 나왔다"고 거들었다.

촬영 과정에서 '다만악'은 태국에서 주로 진행한 로케이션으로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홍원찬 감독은 "태국에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마을을 통째로 섭외했다. 거기서 큰 총격 액션이 벌어지는데 아무래도 배경도 그렇고 총기 사용이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장면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황정민은 "저는 태국에 있는 무술 팀과 싸우는 액션 시퀀스가 제법 있었다. 일단은 재밌었다. 또 하나는 그 분들이 워낙에 덩치가 좋고 뼈가 다 통뼈라 닿으면 아팠다. 그런데 그 분들도 몸을 사리지 않으신다. 너무 걱정됐다. 다행히 재미있게 촬영했다. 안전에 관해선 워낙에 무술 팀이 많이 작업을 해봐서 계속 앰뷸런스 팀들이 다 와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난 멜로배우인데 총을 왜 쏘며"라며 너스레를 떤 뒤 "무술 팀이 많이 지도하고 알려 주셨다. 사실 태국에서 액션 신을 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펼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현장에서 그게 될까 싶었다. 한국에서도 액션은 준비해야 할 게 많은데 태국에서 갑자기 스케일을 확장시켜도 될까 싶었다.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한 컷, 한 컷을 다 잘 찍어내시더라. 예상했던 스케줄도 맞춰가면서 다 찍어내시는데 제작진이나 모든 스태프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이정재는 "현장에 대해서 굉장히 유연하시더라. 물론 본인께서 시나리오를 쓰셨으니까 현장에서 상황에 맞게끔 계속해서 뭔가 조금 더 좋을 게 없을지 찾으시면서 조금씩 고쳐갔다. 현장에서 여의치 않을 땐 여의치 않은 대로, 스케일을 벌려야 할 땐 스케일을 확확 벌리면서 했다. 해외 촬영에서 상황을 조금씩 바꿔 찍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굉장히 유동적으로 잘 해주셔서 편안하게 찍었다"고 했다.
황정민 역시 "저는 감독님과 좋았다. 수험생 마냥 공부하고 얘기하고, 조금 전에 말씀하셨다시피 상황이 계속해서 뭔가를 찍다 보니 영화가 '괜찮은데?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라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 영화가 찍다 보니 너무 좋았다. 그래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어 그는 "인남의 색깔에 따라 영화도 다르게 나온다. 처음엔 회색빛,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었다가 한국으로 온 이유가 있는데 그 회색이 점점 짙어진다. 그러다 태국으로 가면 제 본연의 색깔, 빨간색으로 붉게 변한다. 영화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홍원찬 감독은 태국에서 주로 촬영한 이유에 대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캐릭터가 일상적인 인물은 아니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등장하면 이질적일 것 같아서 배경도 일상적이지 않은 공간을 원했다. 태국의 방콕이 배경인데 방콕이라는 도시가 갖는 특수성이 있었다. 거대한 도시이면서도 복잡하고, 성스러운 느낌도 있으면서 범죄에 이용되는 느낌도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극 중 실제 타격 액션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촬영 감독님이랑 무술 감독님이 아주 아이디어들을 쏟아내시면서 각자 가진 최대의 기술력을 집약해서 액션이 다른 스타일로 보일 수 있게 연구를 많이 하면서 찍었다. 처음에는 '이게 가능한가?'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찍은 걸 보여주시면서 '이런 느낌으로 나올 것’이라고 해주시니 느낌이 왔다. 그래서 더 열심히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황정민은 이번 작품을 위해 준비한 점에 대해 "무술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이 가져온 아이디어가 기존에 저와 정재가 해온 액션의 시퀀스와 완전 달랐다. 그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면서 해봤다. 처음 해보는 거였다"고 기대를 표했다.
홍원찬 감독 또한 '다만악’의 차이점에 대해 "우리 영화의 두 분은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온다. 그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안 해본 역할이고 기존 설정 자체가 너무 다른 대립 구도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우들은 '다만악’의 관전 포인트에 배우 박정민을 언급하며 입을 모았다. 황정민은 "계속 액션에 대해 수많은 얘기를 했지만 이 영화 이름을 보면 황정민, 이정재, 그리고 박정민이 있다. 박정민이 여기 안 나왔다. 관전 포인트다"라고 덧붙여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정재는 "맞다. 관전 포인트가 박정민 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파격변신을 또 해내더라. 최대한 나중에 나올 깜짝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원찬 감독은 "저희 영화는 의도적으로 시대성, 사회성, 실화나 역사적 사건을 배제했다. 완전히 영화적인, 장르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을 특히 힘든 시기지만 극장에 와서 큰 스크린에서 즐기시면 영화의 장기적인 재미를 흠뻑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7월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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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