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서 개그맨 돼"..'TV는 사랑을 싣고' 안상태, 눈물로 은인 상봉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0.06.12 20: 31

개그맨 안상태가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 고시원 원장님을 찾아갔다. 이들의 만남은 감동 그 자체였다. 
12일 전파를 탄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개그맨 안상태가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그는 “행복해서 살이 좀 쪘다”고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충남 아산의 종갓집 장손이라던 안상태는 성격을 개조하려고 무작정 상경했다고. 대학로 소극장 공연 1년, 길거리 공연 3년을 경험했는데 26살 때엔 고시원에서 1년간 살았다고 밝혔다. 

그가 찾고 싶은 사람이 바로 고시원 원장님이었다.  안상태는 “월급이 30만 원이어서 생활비 5만원, 월세 25만원을 냈다. 늘 배고팠다. 고시원 밥이 무료였는데 밥통에 꽉 채워져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늘 밥통에서 밥을 다 덜어갔다. 그런데도 원장님이 한마디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세끼를 고시원 밥으로 해결했다. 짜장면도 사주시면서 너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름을 모른다”며 대신 그려온 몽타주를 공개했다. 
원장님을 찾기 전 본격 토크가 이어졌다. 안상태는 “제 최애 캐릭터는 안어벙이다. 덕분에 2004년 신인상을 받았다. 19기 동기들이 쟁쟁했다.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홍인규, 강유미, 안영미, 황현희, 김대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방송계에서 사라졌다. 안상태는 “소속사 문제도 있고 여러 가정사도 있어서 공백기를 가졌다”며 2013년 광고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와 재혼에 골인했다고 자랑했다. 
토크는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도 이어졌다. 안상태는 “이름이 PC고시원이었다. 혁명이었다. 휴게실에 컴퓨터가 있었고 밥을 무료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혼자 돼지갈비에 1천 원짜리 와인을 먹었는데 ‘넬라 판타지아’를 들으며 기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처음으로 원장님에게 잘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2003년에 입성해서 1년 만에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여기 고시원 휴게실 컴퓨터에서 지원했다. 지원서 사진을 옥상에서 찍었다. 펴놓은 이불 주인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를 위해 같이 고시원에 살았던 개그맨 김대범이 깜짝 등장했다. 김대범은 “항상 숨겨놓고 혼자 먹었다. 얍삽했다”면서도 “그땐 어두웠는데 재혼하면서 사람이 밝아졌다”고 말해 안상태를 멋쩍게 했다. 
안상태는 “안어벙으로 잘 되고서 음료수 하나 사들고 찾아갔다.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휴게실 한 번 보고 ‘똑같네요 여기’ 이 말만 하고 왔다. 아내랑 지나갈 때에도 간판만 보고 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안상태에게 고시원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상태는 “그 당시 고독했던 것 같다. 가족들, 강아지 등을 그렸는데 그때 제일 순수했고 행복했다. 꿈을 이룬 역사의 공간이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원장님을 만나러 이들은 동대문으로 향했다. 동대문의 한 건물에서 건물주로 있는 원장님을 만난 안상태. 그는 “그대로시네요. 원장님의 따뜻한 마음 덕에 꿈을 이뤘다”며 울컥했다. 원장님은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갔다. 원장님은 “안상태가 찾는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제가 베푼 친절이 작다고 생각했는데 안상태는 17년간 받은 게 크다고 생각해 주니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점심 값을 아끼려고 밥을 싸가는 친구들이 있었다.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을 높이 평가했다. 안상태가 밥을 많이 가져갔다고 해도 아무 얘길 안 했을 거다. 죄송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대인 면모를 보였다. 
김대범도 다시 등장했다. 김대범은 “회식할 때 고시원 출신 분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원장님은 “송별회 겸 축하 파티를 한 거다. 개그맨이 됐다고 하니 제 일처럼 기뻤다. 사인도 받아놨다”고 화답해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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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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