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이후 4년, '반도'가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냈다. 연상호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정현 등이 만나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16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반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강동원, 이정현, 이레, 이예원,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등이 참석했다.
'반도'(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 제작 (주)영화사레드피터)는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앞서 매년 5월 열리던 제73회 칸 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미뤄지다가 물리적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칸 2020' 레이블을 붙여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고, 총 56개 작품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한국영화는 두 편이 포함됐으며, 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는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연상호 감독은 올해가 칸 영화제 세 번째 진출이다. 좀비 액션영화 '부산행'(2016)이 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2)이 65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강동원은 '반도'가 칸에 초청된 것에 대해 "올해 칸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진 않았지만,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국 친구들도 어떻게 알고 전부 연락와서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현은 "정말 기뻤고, 칸을 정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서 아쉽지만 칸에 초청된 영화에 나와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게 돼 기쁘고, 연상호 감독님한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레는 "상상도 못했는데, 가게 된다면 어느 작품으로 가게 될까 막연하게 상상했다. 이번에 '반도'로 초청받게 돼 감회도 새롭고 기쁘다", 이예원은 "실제로 칸을 못 가서 아쉽지만, 우리 영화가 칸에 출품됐다는 게 행복하다", 권해효는 "반가운 소식이었고, 칸 영화제 자체가 모든 것을 판가름하는 기준점은 아니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이 안도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김민재는 "감독님의 세계관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뻤다", 구교환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집에 있었는데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김도윤은 "새벽에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상호 감독은 "정말 나도 어떤 점이 칸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하다"며 "솔직히 사로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여섯 작품 정도 했는데, 세 작품이 선택 받았다. 나머지 세 작품과 어떤 점이 다를까 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는 '부산행' 이후, 한 가족이 탈출했다가 난민이 된 정석을 중심으로 4년 후에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듣고 반도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라며 "'부산행'을 찍기 위해 헌팅하다가 폐허같은 곳이 많더라. '부산행'이 잘 되면 '이런 폐허 같은 곳에서 찍어야 되는데...'라고 생각했다. 그게 시작이었다"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반도'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강동원은 "우선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고, 배우로서는 어떤 전작이 있는 뒷 얘기를 한다는 게 부담일 수도 있고, 혹은 배우로서 욕심이 덜 날 수도 있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한국에서 그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보여주는 영화가 없어서 꼭 참여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난 원래 좀비를 너무 좋아했고, 감독님의 '부산행'이 재밌어서 극장에서만 4~5번을 봤다. 한국에서 이런 좀비 영화가 완벽하게 나와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내가 매일 탑승하는 기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신기하고 재밌더라. 갑자기 감독님한테 연락이 와서 정말 너무 깜짝 놀랐다. 워낙 팬이라서 캐릭터도 좋았고,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었다"며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이레는 "시나리오가 워낙 좋기도 했고, '부산행'을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 제안이 들어왔을 때 덥석 물었다. 그리고 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내가 해보지 못했던 터프한 캐릭터라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이예원은 "다른 것도 좋았지만 오직 '부산행'을 찍은 감독님이라서 선택했다"며 웃었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크게 될 여배우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 같다"며 칭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직접 여기를 선보였다는 연상호 감독은 "내가 연기를 하는 건, 영화를 찍어보니까 배우들이 갑자기 연기를 하기가 뻘쭘할까 봐, 어색할까 봐 내가 먼저 해보는 것이다. 내가 무슨 연기를 하겠나"라며 쑥스러워했다.
연상호는 구교환에 대해서 "호아킨 피닉스인 줄 알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구교환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당황스럽다. 근데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이 친구는 머리에 있는 걸 뱉는 거라서 연산 없이 단순하게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직관적으로 움직였다. 감독님께서 슛 들어가기에 앞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연기를 펼쳐주셨다"며 고마워했다.
또한, 이레에 대해서는 "처음에 구상했던 이미지가 작은 소녀가 큰 차를 몰면서 큰 좀비를 쓸어버리는 이미지를 구상했다. 그런 이미지가 '준'이라는 캐릭터에 가장 많이 투영됐다. '반도'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전투력 최강"이라고 했다.






연상호는 예고편에 나온 화면 속의 강동원 팔뚝에 감탄하더니, "정말 잘한다. 액션이나 포즈를 정말 잘하더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동원은 "난 이번에 액션 스쿨을 안 갔다. 액션팀에 물어봐도 특별히 배울 게 없다고 하면서, 거의 예전에 다 배운 거라고 하더라. 난 거의 다 끝난 것 같다"며 액션 새내기 구교환, 김도윤을 향해 "이제 시작이니까 쉬었다가 하면 토하고, 또 토하고 그런다. 다음 작품에 가면 또 토하고 그런다"며 웃었다.
연상호 감독은 실감나는 세트 현장과 관련해 "익숙했던 한국을 폐허화된 상태로 4년 정도 버려졌다면 '어떤 상태가 벌어졌을까?' 상상했다. 홍수가 벌어지거나, 배가 넘어지거나 등 그런 상황을 두고 미술팀, CG팀과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CG로 떡칠을 했다.(웃음) 그래서 볼거리가 엄청나다. 전부 후반 작업이라서 계속 컨펌을 했고, 우리가 프리 프로덕션 작업이 길었다. 보통 한국 영화가 4개월 정도 하는데, 우리는 1년 가까이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동원은 "첫날부터 하드한 액션 장면을 찍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제일 궁금한 공간이 첫날 세트장이었다. 이 영화를 제일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하이라이트를 다루는 공간이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작 '부산행'이 천만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부담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부담이 없진 않지만 영화 자체가 '부산행'과 이어지면서 '어떻게 하면 유니크한 별개의 작품으로 만들 것인가'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 흥행의 부담감은 떨쳐내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의 장점이라고 하면, 실제 관객들이 겪는 것처럼 체험하는 것이 장점이었다. 이번 '반도' 역시 관객들이 정석과 같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서 체험적인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 액션은 '부산행'과 느낌이 전혀 다른 카체이싱, 총기 액션 등 체험형으로 만들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반도'는 오는 7월 국내와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동시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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