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았다"..조진웅이 밝힌 #사라진 시간 #정진영 감독 #코로나19 극복(종합)[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6.16 13: 39

“모호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나는 너무 좋았다”
배우 조진웅(44)이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배우 정진영과 만났다. 평소에도 절친한 선후배인 정진영의 러브콜을 받고 영화 ‘사라진 시간’의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깊은 고민을 주는 영화이면서, 작업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쉽지 않았지만 정진영 감독을 믿고 현장에 자신을 던진 조진웅이다. 
조진웅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사라진 시간’ 개봉 인터뷰에서 연기자가 아닌 감독 정진영과의 작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촬영하면서 만난 정진영 감독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먼저 조진웅은 ‘사라진 시간’ 출연 결정에 대해서 “사실 하루 만에 출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고, 감독님께 어떤 모티브를 가지고 쓴 건지 여쭙고 싶었다”라며,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직접 쓰신 게 맞는지 계속 물어봤다. 작업 공간에 들어가서 부딪치지 않으면 도저히 해석할 수 없을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진웅은 ‘정진영이 선배 연기자인 만큼 출연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부담으로 오진 않았다. 부담스럽게 프러포즈를 하면 너무 그런 거 아닐까요?”라고 웃으며, “나 같은 경우에야 어느 정도 작업을 해오면서 선배들과의 관계가 있으니까. 그런데 의사를 선택할 만한 사고가 견고해지지 않은 후배들에게 안 될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기 경력 33년차 배우 정진영이 처음 감독으로 나선 작품이다.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에게 ‘사라진 시간’ 시나리오를 받고 다음 날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만나자는 정진영 감독의 말에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한 조진웅은 ‘묘한’ 매력에 반하게 됐다.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고 다음 날 만나자고 해서 읽었는데, 딱 보자마자 굉장히 묘하게 넘어갔다. 내가 질문을 하러 가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게 계속 시나리오가 보이더라. 후배와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함께 보게 됐다”라며, “어렵다는 느낌보다 해석적인 차원에서 갈라질 수는 있겠다 싶었다. 고민 거리를 던지는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이런 영화만 찾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감독은 극 중 형구 역할을 조진웅을 생각하며 썼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조진웅은 “그렇게 직접적으로는 못하겠다. 표준말이 써 있으니까”라고 웃으며, “그런데 편하게는 읽혀지더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좀 더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함부로 뱉지 못하겠다. 예전에는 그냥 가보자는 게 많았으며, 지금은 심사숙고해졌다. 이번 작업 같은 경우 더 그랬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잘못 해석을 해서 잘못 표현이 되면 아예 틀어져버리니까 고민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은 “이런 장르의 영화 특성상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 고민에 대해서 깊이를 따지기 시작하면 20년 찍어도 못 찍는다. 단순하게 말초적으로 나오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감독님도 그럴 거다. 자신이 썼지만 확실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싶기 때문에 고민하면서 오신다.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촬영 못한다고 돌아가시라고 한다. 회의하기 시작하면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했기 때문에 영화 작업이 훨씬 수월했다고도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직접 집필했기 때문에 장점이 있었던 것 같다. 혁혁한 공을 세운 것 같다. 본인이 우리를 설득할 이유가 없다. 그 마음만 전달하면 돼서, ‘이거 이거 그런 거 있지 그거 알지?’라고 한다. 이걸 어떻게 알아듣겠나. 그런데 희한하게 나는 안다. 배우 겸 감독을 겸하시니까 굉장히 소통하기 편했던 지점”라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은 배우 겸 감독으로서 정진영의 장점에 대해서 소통을 꼽았다. 조진웅은 “본인도 내가 지금 어디가 가려운 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보통 감독들과 시나리오가 있으면 이걸 가지고 많은 소통이 가능할 수 있는데, 배우 겸 감독은 눈으로 가능하다. 배우가 아닌 감독님이 대부분이니까 그런 분들은 설계도를 보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배우니까 되게 감각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굉장히 수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 겸 연출을 하게 된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하나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에 대해서 “사실 촬영 기간도 그랬고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정진영 감독이란 사람은 굉장히 부지런했다. 아마 내가 했으면 병났을 거다. 부지런한 학구열에 불타는 게 있었다. 부지런하고, 3시간 이상 못 주무셨을 거다. 항상 가면 현장 편집 기사 데리고 편집을 하고 계신다. 식사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하신다”라며 감탄했다. 
극 중 조진웅이 연기한 형구는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시골 마을을 찾은 형사다. 수상한 마을 주민들을 조사하던 어느 날 아침, 형구는 화재 사건이 일어난 집에서 깨어난다. 이후 집도, 가족도, 직업도 그가 기억하는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진웅은 극 중 캐릭터에 대해 배우로서의 공감을 녹여냈다. 조진웅은 “고민이 많이 든다.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을 뿐더라 그 캐릭터를 만나면서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서 본질적인 모습은 굉장히 양아치더라도 연기는 그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작업할 수 없다. 작품을 완성시키는 많은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라며, “‘범죄와의 전쟁’과 ‘뿌리 깊은 나무’를 병행할 때인데, ‘범죄와의 전쟁’은 촬영 가는 차 안에서 다리부터 꼰다. ‘뿌리 깊은 나무’는 왠지 올곧아지고 그러면서 많이 쌓인 것은 있다. 그 괴리감이라고 하는 것은 엄청나게 커서 ‘미칠 것 같아’까지는 아니어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묘한 끌림을 받았던 조진웅은 완성된 영화를 본 후, “훨씬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그는 “영화가 훨씬 더 좋았다. 분명한 것은 1차 편집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편집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지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가 많아졌다. 언론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너무 좋더라. 약간의 군더더기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도 잘 잡은 것 같다. 전달해야 하는 시퀀에서 꼭 가져가야 할 지점들이 명확하게 찍혀 있어서 좋았다. 강요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굉장히 훌륭한 지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당히 좋았다. 시나리오에서 가지고 있는 느낌이 100% 색감을 가지고 튀어나온 것 같다”라고 밝혔다. 
조진웅 역시 감독으로서 단편 영화 연출을 맡은 바. 그는 정진영 감독에 대해서 “감독님을 보면서 내가 그런 용기를 얻었다. 그 과정들을 옆에서 지켜봐 왔으니까. 많은 부분이 귀감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진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침체된 영화, 문화계에 대해서 걱정하며 함께 이겨낼 수 있길 바랐다.
조진웅은 “(차기작 촬영을)굉장히 노심초사하면서 하고 있다. 어떤 현장에 가도 손세정제가 있어야 하고 마스크는 기본이다. 매일 아침 열체크하고 조금이라고 감기몸살 기운이 있으면 자가격리다. 밀폐된 장소에서 촬영하면 최소한 인원이다. ‘경관의 피’부터 ‘대외비’까지, 쫑파티도 고사 아무것도 못했다. 해외 작업하는 작품은 거의 올스톱이 됐다. 심각한 문제이긴 한데 영화계만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서 다 같이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사라진 시간’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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