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연상호 감독x강동원, '부산행' 부담 떨쳐내고 K-좀비 新역사 쓸까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6.16 13: 46

'반도' 연상호 감독과 강동원이 '부산행'의 영광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16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반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강동원, 이정현, 이레, 이예원,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등이 참석했다.
'반도'(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 제작 (주)영화사레드피터)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강동원은 정석, 이정현은 민정, 이레는 준이, 이예원은 유진, 권해효는 김 노인, 김민재는 황 중사, 구교환은 서 대위, 김도윤은 철민 역을 각각 맡았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는 '부산행' 이후, 한 가족이 탈출했다가 난민이 된 정석을 중심으로 4년 후에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듣고 반도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라며 "'부산행'을 찍기 위해 헌팅을 하다가 폐허같은 곳이 많더라. '부산행'이 잘 되면 '이런 폐허 같은 곳에서 찍어야 되는데'라고 생각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 구상했던 이미지가 작은 소녀가 큰 차를 몰면서 큰 좀비를 쓸어버리는 이미지를 구상했다. 그런 이미지가 '준이'라는 캐릭터에 가장 많이 투영됐다. 이레가 연기한 준이가 '반도'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전투력 최강"이라고 소개했다.
강동원은 "우선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고, 배우로서는 어떤 전작이 있는 뒷 얘기를 한다는 게 부담일 수도 있고, 혹은 배우로서 욕심이 덜 날 수도 있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한국에서 그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보여주는 영화가 없어서 꼭 참여해보고 싶었다"며 출연한 이유를 공개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정석은 사건이 터지고 한국을 탈출해서 해외에서 살다가 거절할 수 없는 어떤 미션을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정현은 "난 원래 좀비를 너무 좋아했고, 감독님의 '부산행'이 재밌어서 극장에서만 4~5번을 봤다. 한국에서 이런 좀비 영화가 완벽하게 나와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내가 매일 탑승하는 기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신기하고 재밌더라. 갑자기 감독님한테 연락이 와서 정말 너무 깜짝 놀랐다. 워낙 팬이라서 캐릭터도 좋았고,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었다"며 작품에 합류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역 이예원은 "다른 것도 좋았지만 오직 '부산행'을 찍은 감독님이라서 선택했다"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고, 연상호 감독은 "크게 될 여배우"라며 "다음에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 같다"며 칭찬했다.
연상호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에게 연기를 선보이면서 지도했다고. 이에 대해 "내가 연기를 하는 건, 영화를 찍어보니까 배우들이 갑자기 연기를 하기가 뻘쭘할까 봐, 어색할까 봐 먼저 해보는 것이다. 내가 무슨 연기를 하겠나"라며 부끄러워했다. 
강동원은 "모든 연기를 욕과 함께 화를 내시면서 한다. 항상 괴성을 질렀다"고 증언했고, 연상호 감독은 "완전 '반도'에 몰입해서 좀비도 하고, 아역도 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도'는 '부산행'에 이어 이번에도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73회 칸 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물리적 개최가 불가능해졌지만, '칸 2020' 레이블을 붙여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총 56개 작품이 공개된 가운데, 한국영화는 두 편이 포함됐으며, 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가 공식 선정됐다.
연상호 감독은 올해가 칸 영화제 세 번째 진출이다. 좀비 액션영화 '부산행'(2016)이 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2)이 65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강동원은 '반도'가 칸에 초청된 것에 대해 "올해 칸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진 않았지만,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국 친구들도 어떻게 알고 전부 연락와서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현은 "정말 기뻤고, 칸을 정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서 아쉽지만 칸에 초청된 영화에 나와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게 돼 기쁘고, 연상호 감독님한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레는 "상상도 못했는데, 가게 된다면 어느 작품으로 가게 될까 막연하게 상상했다. 이번에 '반도'로 초청받게 돼 감회도 새롭고 기쁘다", 이예원은 "실제로 칸을 못 가서 아쉽지만, 우리 영화가 칸에 출품됐다는 게 행복하다", 권해효는 "반가운 소식이었고, 칸 영화제 자체가 모든 것을 판가름하는 기준점은 아니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이 안도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김민재는 "감독님의 세계관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뻤다", 구교환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집에 있었는데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김도윤은 "새벽에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상호 감독은 "정말 나도 어떤 점이 칸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하다"며 "솔직히 사로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여섯 작품 정도 했는데, 세 작품이 선택 받았다. 나머지 세 작품과 어떤 점이 다를까 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7월 개봉한 '부산행'은 국내에서만 누적관객수 1,156만 명을 돌파했고, 한국형 좀비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K-좀비 열풍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거쳐 다시 한번 '반도'를 통해 K-좀비 신드롬이 기대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의 세트에 대해 "익숙했던 한국을 폐허화된 상태로 4년 정도 버려졌다면 '어떤 상태가 벌어졌을까?' 상상했다. 홍수가 벌어지거나, 배가 넘어지거나 등 그런 상황을 두고 미술팀, CG팀과 공간을 디자인했다"며 "이번 영화는 CG로 떡칠을 했다.(웃음) 그래서 볼거리가 엄청나다. 전부 후반 작업이라서 계속 컨펌을 했고, 우리가 프리 프로덕션 작업이 길었다. 보통 한국 영화가 4개월 정도 하는데, 우리는 1년 가까이 했다"며 많은 볼거리를 기대케 했다.
"전작 '부산행'이 천만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부담감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부담이 없진 않지만 영화 자체가 '부산행'과 이어지면서 '어떻게 하면 유니크한 별개의 작품으로 만들 것인가?'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 흥행의 부담감은 떨쳐내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또한, "'부산행'의 장점이라고 하면, 관객들이 실제로 겪는 것처럼 체험하는 것이 장점이었다. 이번 '반도' 역시 관객들이 정석과 같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서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액션은 '부산행'과 느낌이 전혀 다른 카체이싱, 총기 액션 등 체험형으로 만들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 당위라는 것을 희망으로 설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희망을 당위로 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봐주시면 좋겠다"며 전작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도'는 오는 7월 국내와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동시기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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