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가 다양한 루머와 억측들에 대해 해명하면서 성전환 수술부터 자궁이식까지 생각하게 됐던 일화를 모두 솔직 고백했다. 누군가의 딸, 그리고 여자, 하리수 그 자체를 알아본 시간이었다.
22일인 오늘 방송된 SBS PLUS 예능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하리수가 출연했다.
이날 윤정수는 "예쁜 미모의 여성분이 온다"면서 미모의 손님이 올 것이라 했다. 바로 하리수였다. 그런 하리수가 '밥먹다'에 방문, 일거수일투족 항상 화제가 되는 그녀는 중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 브랜드의 사업가로도 활약했다.
방송활동 재개를 앞둔 그녀에게 외모관리로 스트레스 받는지 물었다. 하리수는 "특별한 피부관리 안 하는 편, 스트레스 안 받는다"면서 "세수한 후 얼굴에 아무것도 안 바른다"고 했다.
국내 1호 트랜스젠더 연예인이란 타이틀에 대해 모두 "문화를 바꾼 사람"이라며 놀라워했다. 데뷔 때 수식어가 "여자보다 예쁜 여자"라는 하리수는 당시 대중이 미모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하리수는 "모두 아름다움에 집착한다고 착각해, 어느 덧 47세다, 재작년부터 새치도 나기 시작했다"면서 "사람들의 예쁘다는 시선, 틀에 나를 갇혀살아야하는지, 편견속에 나를 가둬야할지 고민이다"며 고민을 전했다.

이어 하리수는 "나에대해 루머가 만들어질 뿐, 난 한 번도 내 인생에 감추고 숨긴 적이 없다"면서 하리수가 뽑은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꼽았다.
첫 번째 사건을 '성전환 수술'로 꼽은 그녀는 "95년 9월에 수술했다"며 입을 열었다. 하리수는 고등학생 때 마음껏 꾸미고 다녔다며 남의 시선보다 자기 자신을 더욱 집중했다고 했다. 게다가 남고에서 킹카였다는 하리수는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학창시절도 돌아봤다.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하리수는 "1년 동안 교제한 남친, 여자도 아니지 않냐는 존재에 대해서도 무시당한 충격적인 말"이라며 남친의 비수같은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몸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91년도 성전환수술 프로그램 방송이 나왔지만 성전환 수술이 10명도 안 됐던 시절을 떠올린 하리수는 "성인이 되어야만 수술이 가능해 만 19세가 되자마자 수술했다"면서 "90년대 기준 수술비는 기본 천만원대, 내 삶을 찾기 위해 성전한 수술을 결심했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수술을 앞두고 무섭지 않았는지 묻자 하리수는 "정신과 진단을 포함해 많은 절차를 받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수술 날짜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면서 "엄마가 수술 전날 동의서를 쓰는데, 수술 중 사망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었다, 목숨을 건 수술이었지만 여자로 살고 싶었던 간절함이 컸다"고 했다.
성전환 수술 결심했을 때 가족들 반응에 대해선 "엄마는 수술 전부터 여자로 살아가겠다고 말할 때부터 엄마와 작은 언니는 알고 있었다, 다른 가족들은 전혀 몰랐다"면서 "엄마는 유일한 조력자이자 친구, 내 모든 걸 이해해준 존재이며 내 전부"라며 눈물을 쏟았다.
하리수는 "고등학생 때 엄마가 경찰서에 불려가, 이태원 살던 시절, 여장하고 이태원을 다니니 미성년자 단속에 걸렸다, 경찰서에 잡혀가게 됐다"면서 "그때 엄마에게 정말 미안했다, 엄마는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라며 눈물을 닦았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 여자 하리수, 현재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선 "예전엔 대화가 단절됐지만 함께 살게된 후로 소소한 대화도 하게 됐다, 예전과 비교하면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지금은 부모님 모시고 살고있어, 천덕꾸러기가 가장 효녀가 됐다"고 말해 웃음 지었다.
두번째 인생 최고의 순간은 연예계 데뷔라는 그녀는 하지만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하리수는 "연예계 계약서 앞에서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던 상황, 계약 당시 너무 커밍아웃에 대해 사람들이 난색하며 사적인 만남을 제안했다"며 계약을 앞두고 많은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하리수는 "성소수자에 대한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결국 내가 포기하게 되더라"며 법적으로 여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2002년 처음으로 성별이 정정됐다고 했다. 대법원으로부터 처음으로 진짜 여자 주민번호 허가가 된 첫 사례라 했다.
계속해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계약파기한 적 있다는 하리수는 "소속사가 예명 사용금지 사용신청을 받아, 계약 만료시점에서 소속사와 법정 분쟁까지 갔다"면서 이름을 되찾은 이유에 대해 "하리수라는 예명을 쓰되, 그 동안 정사 안 된 돈을 안 받는 걸로 합의했다, 못 받은 돈이 꽤 많다"며 하리수란 이름을 지키기 위해 못 받은 금액은 수십억원된다고 했다.
연예인 이전 여자 하리수의 순간들도 돌아봤다. 세번째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결혼이라 꼽은 그녀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했다.

하지만 순탄하지 않았던 결혼생활이었다는 하리수는 "전 남편에게도 각종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비난과 조롱을 많이 받았지만 꿋꿋하게 곁을 지켜줘서 고마웠다"면서 "결혼생활하면서 시부모님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걸 인정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살다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를 갇기 위해 자궁이식 수술까지 생각했다"고 해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10년 간의 결혼생활, 사랑하는 만큼 미안한 일들이 생겨, 또 다른 길을 선택하기로 결심한 하리수는 결국 이혼을 선택했다. 또 한번의 인생 전환점이 된 이혼에 대해 하리수는 "현재 전 남편은 재혼한 상태, SNS로 전 남편의 새출발도 응원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하리수의 새시작을 물었다. 새로운 연인을 만날 생각이 있는지, 연애하고 싶은지 질문하자 하리수는 "지금까지 사랑하지 않고 사랑한 적 없다"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2년 째 연애 중이라 깜짝 고백, 공개연애는 앞으로 안할 것이라 덧붙였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하리수는 "트랜스젠더라는 수식어를 떼어버리고 그냥 배우, 가수, 인간 하리수 자체로 바라봐주셨으면, 그렇게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여자. 남자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다시 태어난다면 더 예쁜 여자 하리수로,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당당해서 예쁜 그녀 하리수였다. 누군가에겐 딸, 그리고 여자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온 하리수, 국내 1호 트렌스젠더라는 수식어를 뗀 진짜 하리수로 행복한 꽃길만 펼쳐지길, 그녀의 앞날을 모두가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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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