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도망친 여자’가 오늘(9일) 국내 취재진에 처음 공개된 가운데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홍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등 주연 배우들은 언론시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자간담회를 열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개인사에 집중되는 것을 꺼려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를 끝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다. ‘도망친 여자’는 홍상수 감독만의 평소 스타일대로, 인물들의 일상 대화를 통해 삶을 가만히 사색한다.

9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도망친 여자’(감독 홍상수, 제작 영화제작전원사, 배급 영화제작전원사・콘텐츠판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단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 분)를 따라가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올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호흡을 맞춘 7번째 작품이다.
‘도망친 여자’는 주인공 감희의 시선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사는 여성들의 일상을 조용히 들여다 본다.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 영순(서영화 분), 수영(송선미 분), 우진(김새벽 분)의 일상과 생각, 가치관이 대사의 힘을 통해 전달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홍상수표 유머가 곳곳에 묻어있어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사랑을 따라가도, 현실과 타협해 혼자 살아도 하루하루가 녹록찮은 여성들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무엇보다 서영화, 김새벽의 연기가 극에 현실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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