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김태원이 전 보컬 멤버였던 정동하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털어놓으면서 당시 끝맺음이 탁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9일 김태원은 개인 유튜브 채널 '김태원클라쓰'에 '김태원이 직접 말하는 역대 부활 보컬 "정동하"편[김태원클라쓰]'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김태원은 가장 먼저 정동하와의 첫 만남을 추억했다. 김태원은 "25년 전에 가난한 기타리스트한테 내가 치던 기타를 준 적이 있다. 꽤 괜찮은 기타였다. 그냥 줬는데 아주 훗날 그 친구의 소개로 정동하를 만났다. 당시 정동하가 임재범의 고해를 불렀다. 음색이 두껍지만 부활의 색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됐다"며 정동하를 부활 보컬로 영입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김태원은 "부활의 모든 음악을 소화했고 콘서트에 잘 어울린다. 앨범을 3장까지 냈다. 부활의 콘서트에서 1대부터 발매했던 모든 곡들을 다 소화했다"면서도 "부활을 나가고 난 다음에 그 친구가 굉장히 화려하게 무대에서 쇼맨십을 하는 걸 보고 '우리 땐 왜 안 했지?' 생각했다"고 다소 아쉬웠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동하를 향한 김태원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김태원은 "정동하와 낸 앨범이 11집, 12집, 13집이다. 곡들을 내가 듣기엔 잘 소화했다. 두꺼운 목소리 제거하고 10년간 트레이닝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나는 그 친구한테 꼭 선물을 하고 싶었다"면서 부활 보컬 중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정동하의 비결로 음색을 손꼽았다.
그러면서도 김태원은 "10년간 활동하면서 그 친구도 지치고 우리 멤버들도 지친 상황이었다. 모 술자리에서 정동하한테 '너하고 나하고 3장의 앨범을 했는데 이렇게 반응이 없다면 너도 나하고 안 맞고, 나도 너하고 안 맞는게 아니냐. 서서히 준비를 하자. 대신 '불후의 명곡'을 소개해줄테니까 네 색깔로 해봐라'해서 팀을 나가게 됐다"며 정동하가 부활 보컬을 그만두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고백했다.

이어 김태원은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정동하 결혼식에 가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정동하의 끝 마무리가 산뜻하지 않았다고. 김태원은 "어차피 나갈 건데 좀 아름답게 서로 했어야 했는데 내가 결혼식장을 안 갈 정도로 삐져있었다. 그다지 맑지 않았다. 탁했다. 그 다음 해부터 부활은 몰락하기 시작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김태원은 정동하에게 섭섭함을 느꼈던 이유로 과거 정동하가 진행했던 한 지면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다. 김태원에 따르면, 당시 정동하는 "10년간 부활 노래를 했지만 나는 그 음악들이 별로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원은 정동하로부터 뒤돌아섰고, "그럼 난 10년 동안 뭐 한거냐. 자기를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그동안 부활로 콘서트에서 노래 불렀던 건 다 감정과 소울이 없었다는 얘기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뿐만 아니라 김태원은 "정동하와 지금도 연락을 안 한다. 내가 더 철이 들어야 연락할 것 같다. 나는 서운함의 아이콘인 것 같다. 이게 서운해야 노래가 나온다. 참 기구한 운명이다"면서도 "결혼식장에 안 간 것에 대해 이제 와서는 후회가 된다. 부활을 나가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봤을 때 '내가 저 친구를 저렇게 하지 못하도록 한 건 아닌가' 싶었다. 정면에서 봤을 때 내가 알던 정동하가 아니더라. 원래 그런 끼가 있었던 거다"고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끝으로 김태원은 정동하를 향해 영상편지를 남겼다. "동하야 잘 돼서 축하하고 코로나 이겨내야지. 아무튼 열심히 해라"며 운을 뗀 김태원은 "나한테 전화 좀 해. 전화 안 오는 사람이 역대 보컬 중에 2명이다. 그 중에 하나가 너다. 결코 나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의 활동은 축하한다. 잘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편 김태원이 속한 그룹 부활은 지난 9월 35주년 기념 첫 번째 싱글앨범 '순간(The Moment)'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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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태원 유튜브 '김태원클라쓰',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