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후'의 딜레마..tvN 역대 토일극 시청률 2위 vs 선넘은 지라시 역사왜곡 논란[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0.12.15 21: 05

tvN 토일 드라마 ‘철인왕후’가 시작부터 딜레마에 빠졌다. 파격 퓨전 사극이라는 무기로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거머쥐었지만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tvN 새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연출 윤성식, 극본 박계옥‧최아일)는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 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가출 스캔들을 그린다. 
중국의 웹드라마를 원작으로 하지만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에게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져왔다. 게다가 신혜선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파격 코믹 연기에 도전하고 김정현이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지 않은 철종을 두 얼굴로 그린다는 점이 ‘철인왕추’의 기대 포인트로 손꼽혔다. 

시작은 완벽했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8.7% 최고 11.0%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1위에 올랐는데 이는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tvN 역대 토일극 첫 방송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쉴 새 없이 빵빵 터진 덕분이다. 쾌한 웃음과 긴장감을 절묘하게 넘나든 감각적인 연출, 재치 넘치는 대사와 쉴 틈 없이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전개와 신혜선-김정현의 작정한 열연이 시청자들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퓨전 사극 코미디의 매력이 안방에 제대로 통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 스토리 전개가 독이 돼 돌아왔다. 조선시대 실존인물인 신정왕후 조씨가 미신에 심취해 있는 캐릭터로 나오는 까닭에 풍양 조씨 종친회가 유감을 표명했고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찌라시네. 괜히 쫄았어” 같은 대사를 두고 시청자들도 불쾌감을 토로했다. 특히 중국의 원작자가 혐한 발언을 했다는 것도 알려져 잡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시청자들의 민원이 쏟아졌고 누리꾼들 역시 ‘철인왕후’ 측의 경솔함이 선을 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지만 실존인물을 다루는 퓨전 사극인 만큼 제작진이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쓴소리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15일 결국 "원작 소설가의 또 다른 작품인 '화친공주'에 한국 관련 부정적 발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원작과 차별화된 새로운 창작물로서 불편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지난 2화에서 언급된 조선왕조실록 관련 대사는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여 문제된 내레이션을 삭제했다. 그 밖에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표현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tvN 역대 토일극 첫 방송 시청률 2위로 시작한 ‘철인왕후’가 뜨거운 관심과 비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 돌아선 누리꾼들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철인왕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