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사이' 선미, 경계선 인격장애 고백.."나를 점점 갉아먹어" 눈물 [어저께TV]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0.12.17 06: 53

가수 선미가 경계선 인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net ‘달리는 사이’에서는 산과 바다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러닝 크루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선미와 청하, 츄는 바다 코스를 선택했고, 하니와 유아는 산 코스에서 달리기에 나섰다.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자유롭게 달리기를 한 멤버들은 장애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밤 츄는 언니들에게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바, 선미는 츄에게 "나랑 비슷한 것 같은 압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네가 뭘 좋아하는지 계속 진짜 미친듯이 파고들어야 한다. 네가 뭘 했을 때 자신감이 생기는지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미는 원더걸스 데뷔 초를 생각하며 "츄는 저의 완전 데뷔 초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난 아무 것도 못하는 것 같고 그룹에 도움이 되는 건가 싶고. 저도 그렇게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나를 너무 갉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챘는데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정을 츄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후 선미는 이날 저녁 멤버들과 함께 '감정 카드' 속 다양한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꺼내놨다.
감정카드에서 '기대되는' '자신 있는' '실망스러운'을 뽑은 선미는 "내가 쉬어갔던 때가 원더걸스 탈퇴했던 때인데 그 때는 몸이 아픈 것보다 사실 마음이 아픈게 더 컸다. 솔로 가수 데뷔하고 다시 원더걸스 활동하고 회사도 나오고 나한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주어졌다. 그 시간들이 나를 점점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한 5년 전 쯤에 진단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경계선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선미는 "나를 너무 계속 괴롭히고 있었던 거다. 너무 다행이었다. 그래도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으니까 괜찮아지더라. 그런데 근본적인 걸 어쨌든 해결을 해야 내 주변 사람들도 편할 것 아니냐. 이게 주변사람들이 되게 힘들다고 하더라. 나는 내 주변에 있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나 때문에 피해를 안받았으면 좋겠고 사랑을 주고 싶고 그런데 그것이 내가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에서 부터 비롯된 거지 않냐"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때는 진짜 내가 잠시 멈췄어야 했던 때였던 것 같다. 너무 일찍 데뷔하고 어떻게 보면 너무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거다. 청소년기에 자아가 만들어지는데 우리는 그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지 않았나. 나 자신을 돌보고,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고 이런 걸 하나하나 알고 내 기분을 맞춰줘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제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먹는 약도 정말 많이 줄였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는 되게 강하다, 강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미의 이야기를 듣는 멤버들 역시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하니는 "어렵게 한 발 한 발 걷는 느낌이어서 '힘내' '파이팅'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응원은 듣는 것밖에 없으니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선미는 경계선 인격장애를 고백한 것에 대해 "멤버들이 다 너무 응원을 해주는 느낌이어서 그래서 더 용기를 내서 스스로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겨내서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도 내가 그것 때문에 힘들어 했다면 말을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선미는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서 모두에게 사랑을 줬다. 그런데 나를 너무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에는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고 싶다. 행복과 가까워지는 선미니까"라며 웃으며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달리는 사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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