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신작 '스위트홈'의 촬영 비하인드부터 20대 대세 배우로 떠오른 소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23일 오전 화상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 출연한 배우 이도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위트홈'(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김형민·박소정,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스튜디오N)은 동명의 네이버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했으며,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이도현은 극중 비상한 머리와 빠른 상황 판단으로 탈출에 앞장서는 그린홈의 리더 이은혁을 연기했다. 혼자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가족애가 넘치는 인물이다. 또, 피가 섞이지 않은 입양 남매 은유(고민시 분)와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2017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한 이도현은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호텔 델루나' 등을 거쳐 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18 어게인'에서 첫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내년 방송을 앞둔 KBS2 새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도 캐스팅되는 등 대세로 떠올랐다.
'스위트홈'이 넷플릭스로 190개국 동시에 공개된 점에 대해 "넷플릭스 작품이라서 영광이었고, 190개국 동시 공개라서 감개무량이었다. 지금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계시고, 유럽 쪽에서도 좋다고 하더라. 70개국 이상에서 10위 안에 들었다고 하던데 대단한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같이 힘 써주신 스태프한테 감사하다. 선배님들한테도 감사하다.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기뻐했다.
이도현은 주위 반응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뻗어 나간다는 건 관계자 분들을 뵙거나, 기사, 인터넷을 통해 본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체감하거나 와닿지는 않는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나 부모님을 보고 와닿았던 건 있다. 한번 시작하면 대부분 10부까지 정주행을 했더라. 그것에 대한 궁금증까지 나한테 물어봐서 되게 좋았다"고 밝혔다.

첫 오디션에서 송강이 맡은 현수 캐릭터를 준비했던 이도현은 "처음에는 현수 캐릭터를 하고 싶어서 준비해갔다.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은혁이 대본을 주시더라. 옆방에서 10분 정도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고, 분석해서 리딩했다"며 "오디션이 끝났는데 붙을 줄 몰랐다. 후회없이 잘 보고 나왔다. 이후 회사 관계자 형한테 얘기했는데, 은혁이 캐릭터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아했다. 오디션에 합격하고 웹툰을 다시 봤는데, 은혁이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추고 봤다"고 말했다.
"은혁의 매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상만 꿈꾸면서 살기에는 각박한 세상인데, 괴물들 속에서 마을 사람들을 구해내려고 하는 최대한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본다. 그게 제일 은혁이의 매력"이라며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계속 되뇌이면서 생각하다보면 현실적인 은혁이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성격 자체가 현실적인 걸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은혁이는 나쁘게 비춰질 수도 있고, 너무 차가워보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보니까, 싫다는 생각도 가졌다. 그런데 은혁이를 연기하면서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매력을 느꼈고 은혁이를 사랑하게 됐다"며 본인 캐릭터에 애정을 내비쳤다.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은 스타 PD 이응복과의 작업에 대해 이도현은 "TV에서만 봤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자체가 신기했다"며 "감독님이 처음 대사를 뱉었을 때부터 내가 은혁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캐스팅을 끝냈다고 하시더라. 운이 좋았던 게 오디션 일정 중 막바지였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정말 영광이었고, 지금은 너무 좋다. 어떨 때는 형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아빠 같고, 어떨 때는 선생님 같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 많은 감독님이다. 내가 항상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감독님께 전화해서 여쭤보거나 자문을 구했는데 제작발표회에 말씀하신 것처럼 명언제조기다. 항상 힘을 받고 다시금 힘내서 살아간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하루는 현장에서 감독님이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누워 계셨는데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을 보고 '이제야 좀 사람 같네요'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이 현장에서 화제가 됐더라. 그만큼 감독님은 현장에서 몰두하시는데, '저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힘든 티도 피곤한 티도 안 내고 아프지도 않을까?' 싶더라. 디스크가 터져서 베드에 누워 있을 때, 내가 한 말은 감독님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이도현은 고민시와 '이뤄질 수 없는 사약 로맨스'를 선보였다는 질문에 "그렇게 의도하진 않았는데 현장에서도 그렇게 보인다고 하더라"며 "우리도 모르게 나왔던 멜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최대한 오빠와 동생으로 보이게 하려고 연기했다"고 답했다.
남매의 관계가 원작 웹툰과 달랐진 것에 대해 "처음에는 실제 남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라고 하더라. '이게 웹툰과 다르게 흘러가면 흐름이 괜찮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다보니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실제 형제가 아니라서 좀 더 챙겨주고 싶고, '이 아이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다'는 마음이 더 컸고, 그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이시영에게 복부를 맞는 장면이 있는 이도현은 "내 기억에는 시영 누나한테 총 3대를 맞았다. 풀샷, 내 얼굴 찍을 때, 그리고 누나 얼굴 찍을 때 맞았다"며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다. 누나는 프로(복싱선수) 출신이고, 주먹이 매서울 거라는 걸 알았다. '분명히 아프겠다' 싶더라. 촬영 전 합을 맞출 때 '이렇게 때려야 안 아프다'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하고 슛을 들어가서, '이정도 파워겠지' 예상했는데, 그 정도 파워를 넘어섰다. 정말 숨이 3초 동안 멎었다. 덕분에 풀샷을 성공적으로 찍었다"며 실감나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도현은 "이건 안 맞아 보면 알 수가 없다. 말로 설명할 수도 없다. 정말 숨이 멎었다"며 "한편으론 누나한테 고마웠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 다음에 진짜 호흡을 이어서 대사가 나올 수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다. 끝나고 내 복근을 보니까 상처는 없더라"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호텔 델루나', '18 어게인' 등으로 20대 대표 배우로 떠오른 이도현은 "감사한만큼 겁나거나 무서운 게 비례하진 않는다"며 "내 직업 배우이고,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된다. 연기를 잘하려면 뭘 해야하는지 알고 있고, 그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비춰진다면 그만한 뿌듯함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겁나거나 무서운 건 없다"라며 "그래서 차기작 촬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당연히 잘해야겠다는 마음은 항상 있다. 팬 분들에게도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준비하면서 감사하게 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스위트홈'은 tvN 드라마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등을 만든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았고, 3500평의 대형 세트장에서 회당 제작비 30억원을 투입해, 총 3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 한국에서 본 적 없는 크리처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강렬한 괴물의 비주얼은 할리우드 드림팀과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스위트홈'은 지난 21일 기준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22일에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일일 랭킹 7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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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