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박준형이 리어카 길보드 테이프 장사를 함께 한 인생의 짝꿍, 김영덕과 재회했다.
23일 방송된 KBS2TV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개그맨 박준형이 출연했다.
이날 개그맨 박준형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KBS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를 이끈 그는 "어느덧 24년차 개그맨, 갈갈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학창시절을 떠올린 박준형은 "부모님이 어린시절 택시를 하셔, 아버지가 13살 쯤 당뇨병으로 일을 할 수 없으셨다"면서 "어머니 혼자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 개그맨되기 전 아르바이트 많이해, 20대 초반에는 리어카로 길보드 차트 테이프도 팔았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박준형은 "함께 장사했던 짝꿍, 한 살 많은 김영덕 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형은 "영덕이 형, 방위병 시절 저보다 한 기수 밑인 후임병으로 들어왔다, 장동건이랑 똑같이 생겨, 정말 잘생겼었다, 거의 얼굴 담당으로 앞에 서 있었고 난 오디오 담당이었다"면서 "그럼에도 오토바이타고 물건을 떼는 등 힘든 일을 도맡았다, 본인의 돈으로 끼니도 챙겨주던 형, 연락 끊긴지 20년이 넘었다, 개그맨되고 한 번 정도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준형은 "학창시절 학교가 끝나면 리어카 테이프를 팔아, 새벽까지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 치열하게 살았다"면서 "수입은 전부 어머니께 100프로 다 드렸다, 아픈 아버지 대신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 전기장판 등 방문판매도 하셨다, 고생한 부모님을 보며 철이 일찍 들었다"고 말해 먹먹하게 했다.

박준형은 "학창시절 방이 두개였던 집, 부모님이 한 방, 누나 둘이 한 방을 쓰면 주방에서 여름에 지내거나 겨울엔 부모님 방을 같이 썼다"면서 "연립주택이었기 대문에 창고같은 지하실을 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근검절약의 아이콘이 된 그는 현재 90평 집에 대해 "평생 나만의 방을 가져본 적 없어,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다"면서 무를 갈아 장만한 집이라 유쾌하게 전했다.
이어 과거에 살았던 집과 비슷한 연립주택을 찾은 박준형은 지하창고방에서 "비가 많이오면 물바다가 되기 일쑤, 다 퍼내야했다"면서 "불편하지만 아늑하기에 감수할 수 있었다"며 유쾌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박준형은 "학창시절 비가올 때 부모님이 우산가지고 오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씩씩하게 비를 맞고 걸었다"고 떠올렸다. 사춘기 시절 불평이 많았을 뻔도 하지만 그는 "그런게 별로 없었다,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부모님"이라면서 "나라도 걱정될 만한 짓을 하지 말아야게단 생각을 가졌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성공을 보지 못 하고 돌아가셨다는 그는 "아버지가 도와주셨기에 무명을 이길 수 있었다, 택시를 운전하던 아버지, 좋아하는 모나카 과자를 매일 사오셨던 아버지 사랑이 느껴졌다"면서 "특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처음에 정말 내 얘기 같아서 많이 울었다"며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준형은 "밤새 일하고 오면 엄마가 마음 아파할까봐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들어갔다,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면서 "속상할 틈도 없이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고 말해 먹먹하게 했다.

2년 정도 리어카 장사를 하다 그만둔 이유를 묻자 박준형은 "어떤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 다 산다고 하더라, 이거 다 살테니까 내일부터 오지말라고 했다"면서 "알고보니 음악사 사장님,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데 매출이 떨어졌다고 해, 내가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장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이유를 전했다.
6개월 후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한 박준형은 "입원한 아버지 병원비만 330만원이었던 시절, 돈을 벌기위해 리포터 활동도 했다, 하루 일당 18만원"이라면서 "하루하루가 매일 일하러 나가던 전쟁터, 20대 정말 치열하다보니 영덕이 형과 멀어진 것 같다, 만나면 꼭 고맙다고 얘기하고 안아주고 싶어, 만나지 못한 20년 세월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에게 큰 힘이 되준 김영덕 형. 박준형은 "개그할 땐 옥동자, 지금은 김지혜가 짝꿍이지만, 내 인생의 첫 짝꿍은 영덕이 형"이라며 그리운 마음을 내비췄다.
본격적으로 박준형의 모교로 향했다. 모범생이었던 학창시절 기록부에 이어 어린시절 훈훈한 외모까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원희는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냐"고 하자 박준형은 "미안합니다"고 말해 폭소하게 했다.
수소문 끝에 김영덕 형이 살고있는 아파트를 찾았고, 관리소장의 방송을 통해 부모님을 만나게 됐다. 김영덕의 부모는 "2005년 박준형 결혼식 때 초대했는데 못 갔다고 해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고, 그 소식을 끝으로 박준형은 마지막 장소로 이동했다.

만남의 장소에 도착한 박준형, 애타게 "영덕이 형"이라며 이름을 불렀다. 이어 그는 "고맙다 불러줘서"라며 포옹했다. 20년만의 재회한 두 사람이었다.
박준형은 "내 짝꿍 여기 있다"면서 "여기 나오기 잘 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결혼식 참석 못 한 이유를 묻자 그는 "막상 가려니 하객들이 대부분 연예인, 혼자 가려니 부담스러웠고 고심 끝에 못 갔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만남이 성사된 것에 대해 두 사람은 "못 본 세월만큼 더 자주보고 싶다, 소식 전하자, 어렵게 다시 만났다, 편한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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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