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리포터부터 CEO, 변호사, 환경미화원까지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자기들’이 출연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유퀴즈’는 오늘 하루 특집으로 꾸며져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자신의 하루를 전했다.
먼저 교통리포터가 출연해 1분 교통정보를 짧게 들려줬다. 그녀는 “하루에 방송은 16분하지만 그 이외 시간은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차인 그녀는 “교통리포터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저는 내비게이션과 경쟁하고 있다”며 “걔네는 팩트만 전달하지만 저는 감성적인 멘트까지 전해 드리려고 한다. ‘쟤보다 어떻게 하면 나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듣는 사람 위주로 방송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과에 대해 “7시에 일어나서 아침, 점심을 챙겨 놓고 9시 40분까지 출근한다. 출근을 하자마자 각종 컴퓨터를 켜놓고 돌발 상황이 없었는지 망원경으로 CCTV를 확인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침 10시 20분에 첫방송을 한다. 그러고나서 8시간 동안 30분 마다 방송을 한다”고 밝혔다. 한 번 할 때마다 1분씩 총 16분 방송을 하는 것.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할 때 첫 방송을 했다”는 노희원씨는 “그땐 컴퓨터 없이 전화기 두 대만 있었다. 하나는 방송국 전화, 경찰청 전화였다. 각 초소마다 전화해 교통상황을 파악했다. 처음에 입사했을 땐 발음이 문제가 아니라 교통상황을 아는 게 중요했다”고 전했다.
시간대, 계절적 흐름에 따라 데이터 베이스가 쌓였다는 그녀는 “오전 10시대에도 차가 굉장히 많다. 그 시간이 택배차가 쏟아져 나온다. 오전 내내 정체가 이어지고 오후 4시가 되면 퇴근차가 나오기 시작한다. 요즘엔 5시가 되도 차가 늘어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퇴근 시간에 어디 나가는 거 안 좋아한다. 6시 이후 안 나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대기업을 퇴사하고 책방을 운영 중인 ‘음주 독서가’ 정인성 CEO가 나왔다. “책을 읽을 때 술을 마시면 더 집중이 된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더 집중이 되는 듯하다”고 자신만의 특색을 전했다.
그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술을 마신다”며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들이 보드카 토닉을 마시는데, 저도 읽으면서 그 술을 따라 마셨다”고 밝혔다.
서울 연희동에서 책방을 운영 중인 정 대표는 “손님의 연령대는 20~30대가 많다. 혼자 오거나 두 세 명이 같이 오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김영하 작가님이 오셨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책방을 연 이유에 대해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 저처럼 좋아할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이런 공간을 만들어보자 싶었다. 원래는 생활용품을 파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했었다”면서 대기업을 퇴사했다고 밝혔다.
퇴사한 계기를 묻자, “출근할 때마다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데 너의 인생을 허비하자 말라’고 얘기하더라. 그 연설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회사를 다닐 때 정말 내 인생을 살고 있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기업 생활과 현재의 생활에 대해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제가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와서 행복해 하는 걸 보는 게 좋다. 이건 평생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새벽 4시 반에 하루를 여는 변호사도 출연했다. “저는 직장인이다보니 저만의 시간이 없다. 새벽에 책을 읽고 음악도 듣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보낸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오전에 하는 걸 오후에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오후에는 너무 재밌는 프로그램도 많고 제가 생각했던 걸 오후에 못할 때가 많다. 근데 새벽 시간에 하면 방해가 없다”고 전했다.

변호사는 이어 “주말에는 아침 6시, 7시까지 늦잠을 잔다. 그럴 땐 ‘오늘 하루가 빨리 지나갔네?’ 싶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겼다.
학창시절 이민을 갔었다는 변호사는 “제가 당시 키도 작아서 차별도 당하고 왕따도 많이 당했다. 한국 도시락을 싸가면 친구들이 ‘냄새난다’고 하거나 밥에 모래를 넣기도 했다”고 회상하며 글썽거렸다. 그녀는 수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변호사로 근무하는 그녀는 “부모님이 운동은 그만하고 이제 공부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공부를 시작했다. 근데 대학교에 가서도 전공을 두 세 번 바꿨다.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몰랐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게 범죄 심리학이었다. 이후 로스쿨에 갔다”고 전했다. 그녀는 “제가 힘들 때마다 새벽기상이 저를 잡아줬다. 30대엔 나만의 시간을 통해 저 자신을 찾았다”고 새벽 기상의 이점을 전했다.
한편 시 쓰는 환경미화원이 출연했다. “오후 2시 반에 시작해 밤 11시까지 일을 한다”고 일과를 전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는 특히 너무 힘들다.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는 것. 하지만 썩은 음식 속 유충도 하나의 생명으로 여긴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드러냈다.
“오전 8시에 일어나 맨발로 운동장을 산책한다”는 그는 “혈액 순환이 잘 되는 거 같다. 비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촉감이 좋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프닝에서 미국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온택트'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 그녀는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하이, 자기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제 노래도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인사했다. 유재석과 조세호도 몰랐던 제작진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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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 방송화면 캡처